인텔, `저가 태블릿`으로 부활 꿈꿔

인텔이 저가 태블릿으로 부활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세계 PC시장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 기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16일 파이낸셜타임즈는 인텔이 중국 태블릿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한다고 보도했다.

<표> 세계 태블릿PC과 PC 출하량 비교
 <자료: 테크 써트>
<표> 세계 태블릿PC과 PC 출하량 비교 <자료: 테크 써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이달초 중국 태블릿 제조업자들과 모임을 갖고 “현재 제품군 확대를 위해 노력중”이라며 라인업 확대를 시사했다.

이 자리에서 크르자니크 CEO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3억대 가량의 태블릿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4000만대에 인텔 칩을 공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높은 목표치다.

3억대 가운데 1억대 가량이 선전 등 중국에서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중국 제조업체를 잡아야 한다는 게 크르자니크 CEO의 생각이다.

저가형 태블릿에 대한 수요도 증가세다. 미국 식당 체인 애플비는 기존 종이 메뉴판을 태블릿으로 대체했다. 영국 테스코는 자체 PB상품으로 태블릿을 내놓는다. 5000대 미만의 생산주문에도 일주일내 출하 가능한 군소 공장에서 생산된다.

최근 인텔은 판매가격이 대당 100달러 내외인 저가형 태블릿에 적합한 새 칩을 선뵀다. 지금까지 인텔은 텍래스트·아이고·라모스(중국)를 비롯해 포시티보(브라질), 캐스퍼(터키) 등 총 30개 태블릿에 자사 칩을 탑재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현지 칩 생산업체와 가격 경쟁에서 이겨야 인텔이 이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록칩(중국)이나 미디어텍(대만) 등은 가격 뿐아니라 인텔이 자신있어 하는 품질에서도 이미 시장의 검증을 마쳤지만, 인텔은 아니다.

이에 따라 인텔은 최근 중국 선전의 ‘스마트 이노베이션 센터’를 증설했다. 1억 달러의 이노베이션 펀드도 조성,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가격이 문제다. 인텔의 테블릿용 프로세서의 개당 판매가는 30~50달러다. 반면, 록칩 등 타 업체는 5~10달러선이다.

로밋 샤 노무라 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은 무너진 PC시장에서의 매출을 상쇄 시키기 위해 태블릿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네트워킹 장비, 웨어러블 제품 등에까지 전선을 넓혀야 할 것”이라며 “만약 여기서 실패하면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