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이스터고 '지지부진'…신설 가능성 ↑

개발자 양성과 높은 취업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게임 마이스터고’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마이스터고로 바꾸겠다는 신청 학교가 두 곳에 불과했다. 지자체 예산 부족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문화부는 기존 고등학교를 게임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기존 계획에 아예 새로 개교하는 방안도 사업에 포함했다. 게임 마이스터고 수요조사 결과 원하는 학교가 현재까지 두 곳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게임 개발사가 밀집한 수도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사가 많은 경기도에 학교가 있어야 ‘취업률 100%’라는 게임 마이스터고 취지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문화부는 신도시 조성 지역을 중심으로 학교 설립이 필요하거나 설립을 진행 중인 곳을 게임 마이스터고 후보군으로 살피고 있다.

당초 기대보다 게임 마이스터고 신청이 저조한 이유는 각 지자체의 예산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각 지자체가 무상급식 예산을 확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신규 예산을 편성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 현재로서는 기존 학교를 게임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것보다 새로 들어서는 학교를 지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문화부는 오는 10월까지 게임 마이스터고 신청을 접수한다. 실제 학교 설립은 2016년이며 이 기간 동안 교과과정 등을 연구한다. 마이스터고는 특성화고와 달리 산업 특성에 맞춰 전 교과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 기숙사 건립 등을 위한 자금 50억원을 지원받으며 매년 10억원의 운영자금도 받을 수 있다.

콘텐츠 분야에서 마이스터고 설립은 게임이 처음이다. 독일 장인제도를 본뜬 마이스터고는 지난 2008년 시작해 지난 3월 기준 42개 학교가 지정됐다. 정부는 제조업 중심으로 마이스터고를 지정·운영해왔으나 올해부터 콘텐츠 산업 분야에 도입키로 했으며 첫 분야로 게임산업이 낙점됐다.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게임 비중이 가장 높고 성장성과 수출 성과 면에서 가장 높은 가능성을 지닌 만큼 첫 게임 마이스터고 지정의 중요성도 크다. 콘텐츠 산업계에 처음 적용하는 사업인 만큼 향후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한 분위기다.

강석원 문화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기존 학교를 게임 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방안과 신도시에 들어설 학교 중 수요 조사를 거쳐 지정하는 방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지자체 예산도 투입하는 사업인 만큼 지자체 및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