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쿨 시장, 극도의 침체기…상반기 유일한 세종시 사업에 기업 대거 몰려

당초 2조원대 시장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스마트스쿨 시장이 정부주도 확산 중단 후 극도의 침체기를 겪어 시장에 뛰어든 중견 IT서비스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반기 스마트스쿨 구축 사업으로는 유일하게 발주된 세종시교육청 사업에 총 8개 업체가 제안,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일부 IT서비스기업은 장비 위주인 신설학교의 대규모 스마트스쿨 사업에서 해외나 기존 학교 대상의 소규모 시스템 구축 사업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정부 주도의 스마트스쿨 전국 확산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후 발주된 관련 시스템 구축 사업은 세종시교육청 사업이 유일하다. 지난 6월 발주된 56억원 규모의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스마트스쿨 시스템 구축 사업’에는 8개 IT서비스기업이 제안,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당시 제안한 업체는 사업자로 선정된 농심NDS를 비롯해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 콤텍시스템, 에스넷시스템, 대보정보통신, 경봉, 진두아이에스 등이다.

이 사업은 유치원 2곳, 초등학교 5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곳 등 총 13개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스마트스쿨 거점중심학교 내 통합전산센터 전산망 고도화와 학교 전산망을 추가 구축한다. 학교별로 스마트스쿨 시스템도 구축한다. 네트워크 구축과 장비 공급 비중이 크다.

네트워크와 장비 공급 비중이 높은데도 불구, 중견 IT서비스기업이 대거 제안에 나선 것은 사업 발주가 전무한 가운데 나온 유일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중견 IT서비스기업 관계자는 “당초 스마트스쿨 시장 규모가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사업이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농심NDS가 56억원 사업에 최저가인 47억원을 제안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일부 IT서비스기업은 스마트스쿨 시장 전략을 변경했다. LG CNS는 국내 스마트스쿨 시장이 형성되기 어렵다고 판단, 해외사업으로 전환했다. 연초 370억원 규모 콜롬비아 스마트스쿨 구축 사업을 수주, 진행 중이다. LG CNS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스쿨 사업이 너무 없어 해외 사업으로 전환,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교CNS는 교육청 단위의 스마트스쿨 사업보다 학교별 소규모 스마트스쿨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이미 경기여고와 한민고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스마트스쿨 구축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디지털 콘텐츠 부족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2012년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추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당수 학교는 전자칠판 등 장비를 도입했지만 활용할 디지털 콘텐츠가 없어 효과가 없다고 평가한다. 일선 학교 관계자는 “디지털 콘텐츠 부족으로 효과가 없는 상태에서 대부분 학교는 비용 부담이 큰 스마트스쿨 도입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