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국 등용문 텐센트 "웰컴 코리아게임”은 옛말…이젠 바늘구멍

#국내에서 ‘쿠키런’으로 큰 성공을 거둔 데브시스터즈. 회사는 최근 중국 퍼블리셔 텐센트와 계약을 정리했다. 쿠키런 중국버전 비공개테스트가 텐센트 목표치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텐센트가 내쳤다.

게임 중국 등용문 텐센트 "웰컴 코리아게임”은 옛말…이젠 바늘구멍

#모바일게임 A사는 지난해 텐센트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게임 프로토타입을 제공했다. 처음 흥미를 보인 텐센트는 내부에서 게임을 돌려본 후 배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A사 대표는 “한국에서도 꽤 괜찮은 퀄리티의 게임이라고 자부했는데 ‘중국 시장에 맞지 않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 게임이 중국 최대 배급사에 퇴짜를 맞고 있다. 한때 한국게임을 유통하려고 러브콜을 보내던 중국 업체 콧대가 높아졌다. 중국 개발사 게임 제작 수준이 올라간 데다 모바일게임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PC온라인에서 두각을 보인 한국 게임 매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게임배급사 텐센트는 한국 게임 개발사에 이미 ‘슈퍼갑’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텐센트가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국내 게임을 중국시장에 서비스하는 사례가 크게 줄었다. 계약업체 중도 탈락 비율도 높아졌다. 데브시스터즈 등 알려진 사례만 두세 곳에 달한다.

텐센트는 2008년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 등 한국 게임을 중국에 서비스하며 게임 사업을 키웠다. 이 두 게임으로만 연간 2조원이 훌쩍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두 게임 사례에 바탕을 두고 텐센트와의 계약이 중국 시장 성공 지름길로 인식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텐센트가 자체 검수 시스템을 강화했다. 국내 기업 등용문은 좁아졌다.

게임사 관계자는 “텐센트는 중국, 일본, 한국, 미국에 게임업계에 선제적 투자로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 온라인게임 리소스를 확보했다”며 “모바일게임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텐센트(넷마블게임즈 3대 주주)로 인한 기술 탈취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텐센트는) 어떤 기술도 요청하지 않고 심지어 필요없다고 한다”며 선을 그었다.

윤형섭 상명대 게임학과 교수는 “중국은 고급개발자만 조금 적을 뿐 이미 4~5년 전부터 전체 개발 경쟁력이 한국과 동등한 수준”이라며 “한국 게임사가 비용, 정책적 규제 등을 이유로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산업 경쟁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