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애플페이`

한 사용자가 비자 시스템이 내장된 아이폰으로 애플페이 결제를 하고 있다.
한 사용자가 비자 시스템이 내장된 아이폰으로 애플페이 결제를 하고 있다.

애플페이 사용자의 상당수가 결제시 에러나 부정사용 등 여러 문제점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피닉스마케팅인터내셔날이 애플페이 사용자 3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6와 6플러스 소유자의 66%가 애플페이에 가입돼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애플페이 가맹점을 방문하더라도 시스템 미비 등을 이유로 사용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피닉스 카드 리서치 수석연구원인 글렉 위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페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충분히 있다”며 “아직까지는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이며 (애플페이 보급 확대가) 생각보다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려면 각 가맹점은 별도 결제 단말을 갖추거나 기존 단말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지난달 팀쿡 애플 CEO는 미국내 2500개 은행과 70만개 점포에서 애플페이 승인과 결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플페이 이용자들은 시행 첫 4개월간 평균 2.6회 결제를 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아이폰이나 맥북 등 애플의 각종 제품을 전문 취급하는 ‘애플스토어’에서 이뤄졌다. 30%가량은 메이시나 맥도날드에서 결제됐다.

응답자의 60%는 ‘그냥 멋져 보여서’, 58%는 ‘기존 카드결제에 비해 안전해서’ 애플페이를 쓴다고 답했다. 중저가 제품 구매시 애플페이가 유용하다는 응답도 절반가량됐다.

반면, 응답자의 48%는 거래 진행이 너무 오래 걸리고 42%는 매장 직원들이 애플페이 결제 방식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밖에 오결제나 이중결제 등을 겪었다는 응답도 일부 있었다.

최근에는 애플페이 관련 사기행각이나 부정결제가 횡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난카드로 애플페이 결제에 성공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아이트그룹의 쥬리 콘로이 연구원은 “애플페이 부정결제율은 8% 이상”이라며 “이는 기존 카드결제의 0.1%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