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필요 시 미 해군 유조선 직접 호송” 강경 대응
산유국들 홍해·푸자이라 우회 수송 총력전
홍해도 안전지대 아니다…후티 위협에 대체 항로도 ‘불안’

미국·이스라엘과 무력 충돌 중인 이란이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최소 10척의 선박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란 파르스 통신을 인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 부사령관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가 “호르무즈 해협이 안전하지 않다는 IRGC 해군의 반복적인 경고를 무시한 10척 이상의 유조선이 각종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에 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크바르자데 부사령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 금지를 선언한 이후 석유 운반선과 상선, 어선의 해협 통과가 불가능해졌으며, 현재 해협이 IRGC 해군의 완전한 통제 아래에 있다고 주장했다. IRGC는 지난 2일에도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은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해당 해협 봉쇄 방침을 밝힌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가스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 여파로 글로벌 석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5월물)은 이번 주 들어 10% 넘게 상승했다.
미국은 강경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필요한 경우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국제금융개발공사(DFC)를 통해 걸프 지역 에너지 운송 선박에 대한 보험과 보증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산유국들도 우회 수송로 확보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일부 원유 수출 물량을 홍해 연안 얀부 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지대와 홍해를 연결하는 송유관을 통해 하루 최대 50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으나, 얀부 항의 적재 능력과 안전 문제가 변수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송유관이 향후 이란 또는 그 동맹 세력의 공격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홍해 역시 예멘의 후티 반군이 상선과 유조선을 상대로 드론·미사일 공격을 이어온 지역이어서 우회 수송로의 안전성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UAE도 오만만 연안 푸자이라 항으로 연결되는 송유관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역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선사들이 운항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