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 오픈플랫폼은 핀테크 시작이다

시중은행에 이어 증권과 펀드 등을 아우르는 자본시장도 핀테크 오픈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소식이다. 간편결제 등 금융사업을 진행하려는 IT 기업에는 희소식이다. 그동안 IT기업은 금융권과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수없이 은행문을 두드렸으나 문턱은 너무 높았다. 스마트금융 담당자를 만날 수 없었고 약속을 해도 몇 시간 기다림은 다반사였다. 미래 금융산업 발목을 잡는 제도와 법적 규제, 행정, 문화적 장벽들이다.

금융권 오픈 플랫폼은 핀테크 산업의 핵심이다. 각 은행이 금융API를 공개하면 이를 활용해 밴사와 IT, SW, 보안업체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든다. 고속도로를 개통하고 주변에 이를 이용한 각종 산업단지와 주택, 상업지구를 만드는 도시계획, 국가 건설과 유사하다. 통신서비스와 비교하면 통신망에서 음성통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e비즈니스가 활성화되는 방식과 동일하다.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은 신용·금융정보와 결합해 신시장을 창출한다. 여기에 홍채와 얼굴인식, 지문인증을 활용하면 보안업계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 금융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게 된다. 스타트업 기업 확대와 일자리 창출은 덤이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송금과 결제 등 다양한 핀테크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금융권이 문턱을 낮췄기 때문이다.

금융 오픈플랫폼 구축은 국내 핀테크 산업의 노둣돌이다. 간편결제에만 쏠린 핀테크 산업을 빅데이터나 IoT, 대출중개, 보험·자산관리 등으로 사업모델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행과 카드, 증권업계가 인프라를 공유하는 오픈경영에 나서야 한다.

금융권은 자산운용 문턱은 낮추고 유가증권 상품 투자제한 규정은 3년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사와 협회 등 유관기관은 금융권 오픈플랫폼 구축에 힘을 보태야 한다. 국경을 초월한 금융서비스가 이뤄지는 열린 시대에 기득권을 내려놓고 진입장벽을 낮출 때 핀테크 강국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