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두아이에스, 쌍용정보통신 인수 추진…국내 SI 1호 `매각` 초읽기

중견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진두아이에스가 쌍용정보통신 인수를 추진한다. 쌍용정보통신 모회사인 쌍용양회의 최대주주 한앤컴퍼니는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서울 을지로 쌍용정보통신 본사 로비.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중견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진두아이에스가 쌍용정보통신 인수를 추진한다. 쌍용정보통신 모회사인 쌍용양회의 최대주주 한앤컴퍼니는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서울 을지로 쌍용정보통신 본사 로비.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진두아이에스가 쌍용정보통신 인수에 나섰다.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 대우정보시스템 이후 정보기술(IT) 서비스업계 최대 빅딜이다. 공공정보화 시장을 놓고 대우정보시스템과 진두아이에스-쌍용정보통신이 양강 체제를 이룰 전망이다.

진두아이에스, 쌍용정보통신 인수 추진…국내 SI 1호 `매각` 초읽기

3일 업계에 따르면 진두아이에스가 쌍용정보통신 인수를 위해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상반기 중에 쌍용정보통신 인수 펀드 구성을 완료하고 협상을 시작한다. 쌍용정보통신 모(母)회사 쌍용양회는 최근 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고 비핵심 계열사 매각 방침을 세웠다.

쌍용정보통신 인수 대금은 유동적이다. 쌍용정보통신 시가총액은 600억~7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일부 부실 사업으로 인해 실제 인수대금은 이보다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절반 이하가 되지 않겠냐는 시각도 흘러나온다.

진두아이에스는 40억원 이상 공공정보화 사업 수주를 위해 쌍용정보통신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수가 이뤄져도 기존의 진두아이에스와 쌍용정보통신 법인은 유지할 계획이다. 40억원 미만은 진두아이에스, 40억원 이상은 쌍용정보통신이 각각 제안하는 구조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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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두아이에스는 2002년 설립돼 정보시스템 유지관리와 시스템통합(SI) 사업이 주력이다. 지난해 매출 938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쌍용정보통신은 1981년 설립돼 SI와 유지관리, 네트워크통합(NI), 소프트웨어(SW) 개발 사업을 수행했다. 스포츠와 국방 SI에 강점이 있다. 지난해 매출 1824억원, 영업손실 7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손관헌 진두아이에스 대표는 “인수가 이뤄지면 공공정보화 SM·SI 분야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면서 “쌍용정보통신의 강점인 스포츠와 국방 SI 분야의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진두아이에스가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하면 중견 정보기술(IT) 서비스업계 판도에 큰 변화가 일게 된다. 다수 기업이 경쟁하는 공공정보화 시장 구도가 양강 구도로 변한다. 메타넷그룹 중심의 대우정보시스템과 진두아이에스-쌍용정보통신 체제다. 대보정보통신, KCC정보통신, 농심NDS, LIG시스템 등이 뒤를 잇는다.

매출 규모뿐만 아니라 사업 영역에서도 양강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진두아이에스는 쌍용정보통신 인수 이후 40억원 미만과 이상 사업으로 구분, 시장을 공략한다. SM과 스포츠, 국방SI 등도 각 법인이 별도로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진다. 중견 IT서비스업계의 몸집 불리기가 본격화된다.

국내 IT서비스 1호 기업 매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 1981년 설립돼 불모지이던 국내 SI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과거 쌍용그룹 계열사 정보화 지원은 물론 국방, 스포츠, 제조 분야 IT 시장을 이끌었다.

1990년대 후반 모그룹 해체를 겪으면서 쇠퇴했다. 신성장 사업 육성에도 실패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코오롱그룹을 비롯해 다수 기업이 인수를 검토했다.

매각이 이뤄지면 1990년대 후반 모그룹 해체를 겪은 대우정보시스템과 동일한 길을 걷게 된다. 대우정보시스템은 2012년 메타넷 그룹에 인수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재도약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도 몇 차례 매각이 진행됐다.

중견 IT서비스업계 관계자는 “일부 내실 있는 중견 IT서비스 기업이 몸집 불리기를 추진, 향후 IT서비스업계의 인수합병(M&A)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