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퍼센트 챗봇, 카카오·라인 확대...내년 금융권 챗봇 각축전

새해 금융권에선 인공지능 금융비서인 `챗봇` 각축전이 예상된다.

P2P금융업체 8퍼센트 챗봇 `에이다`가 이르면 다음 달 카카오톡, 라인 등 국내 메신저에서 서비스 된다. 우리은행도 자사 메신저 `위비톡`에서 문자뿐 아니라 음성 기반 챗봇을 출시한다. 금융권 챗봇 개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무엇보다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어 처리를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8퍼센트 챗봇 `에이다` 모습
8퍼센트 챗봇 `에이다` 모습

8퍼센트 관계자는 “챗봇 `에이다`를 새해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등 국내 메신저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챗봇을 이용하면 별도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지 않고 메신저에서 친구와 대화하듯이 금융상담을 하고, 투자·대출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에이다는 10월부터 페이스북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작년부터 수집한 약 2만개 대화 데이터 중 정제된 2000개 대화 데이터를 인공신경망에 적용해 고객 문의에 대응할 수 있는 자가 학습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이 학습 과정에는 구글 알파고에 사용됐던 딥러닝 기술 텐서플로우(TensorFlow), 페이스북 자연어처리 라이브러리인 패스트텍스트(Fast Text)가 적용된다.

에이다는 대출 프로세스 안내, 서류 안내와 같은 일반 문의 뿐 아니라 고객 계좌 안내, 자동투자 서비스 설정 등 개인 데이터베이스(DB)와 연동 서비스한다.

예를 들어 “대출을 받고 싶다”고 입력하면 대출에 관한 안내가 나가고 “계좌 잔고를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8퍼센트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않고 페이스북 메신저로 계좌 잔고를 바로 알 수 있다. 또 “자동투자를 켜줘”라고 지시를 내리면 챗봇이 8퍼센트 서버에 접속, 자동투자를 활성화 시킨 후 투자자에게 결과를 안내한다.

만약, 인지가 어려운 문장이 반복되면 챗봇이 학습을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20분 내외다. 생소한 문의라도 10여번 동일 내용이 반복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학습을 축적해 응대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도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회사 8곳에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보내는 등 기술 검토에 들어갔다. 다음 달 중 업체를 선정해 챗봇을 개발하고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단순히 단어 인식 기반으로 정해진 규칙 외에는 고객 요구 사항을 처리하지 못하는 `시나리오 베이스`가 아닌 딥러닝 기능을 적용한 24시간 금융비서 구축이 목표”라며 “적용 분야는 인터넷, 스마트 뱅킹 뿐 아니라 콜센터 도입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비톡에서 고객이 대화하듯이 금융서비스 주문을 했을 때 챗봇이 해결해주는 방식이다. 이어 한국어 자연어 음성인식 기술이 검증되면, 콜센터에서 은행 직원 대신 인공지능이 요구사항을 응대하게 된다.

IBK기업은행도 새해 챗봇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은행 `아이원(i-ONE) 뱅크`에 챗봇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챗봇 기술 보유 회사를 파트너로 선정하고 은행 시스템에 챗봇 서비스 도입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새해 초까지 관련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국내 챗봇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인식하는 데까지는 한계를 보여, 앞으로 자연어 처리 기술 선점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인공지능 기술 관계자는 “지금까지 금융권 챗봇은 단어 기반 인식으로 인간의 대화 문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은 돈이 직결되는 예민한 분야라 소비자가 챗봇과 대화하더라도 실제 은행 직원과 대화하는 수준까지 도달해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