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비자용 모바일기기, 산업용 대체할 수는 없다

우종남
우종남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등은 휴대가 간편하고 활용성이 뛰어나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서 많은 기업이 직원으로 하여금 개인 소유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도록 권장한다. 이른바 `개인소유기기(BYOD: Bring Your Own Device)` 트렌드다.

소비자용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면 비용을 절감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기기들은 회사 업무를 보기에 기술상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기업의 총소유비용(TCO)은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VDC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사용하면 내구성이 우수한 산업용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연간 평균 TCO가 4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드웨어(HW) 구입에 드는 비용은 5년 동안 TCO의 10%에 불과하다. 반면에 생산성 저하나 정보기술(IT) 지원, 수리 등으로 발생하는 숨겨진 비용은 5년 동안 TCO의 90%나 차지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용 기기는 기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무거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산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업무 수행에는 효율성이 별로 없다.

이미 우리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없이 살 수 없다. 기업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기업용 모바일 기기에도 여러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 더 많은 기업이 산업용 모바일 기기를 도입할 것이다. 소비자용 모바일 기기에 의존해 업무를 수행하던 기업들이 수행 능력이나 내구성 등 더 많은 기능을 필요로 하면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또 기업에서 생성하는 데이터양이 방대해질수록 이 데이터를 소화할 수 있는 전문 기기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둘째 산업용 기기에는 전보다 많은 기능이 추가될 것이다. 바코드 스캔부터 물체의 치수 측정,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음성 통화 등 하나의 산업용 기기가 더 많은 서비스와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셋째 기업은 장기 모바일 전략의 일환으로 모바일 운용체계(OS)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과거 대부분의 산업용 기기들이 채택한 윈도CE와 임베디드핸드헬드(EH) 6.5 지원이 2020년에 중단된다. 안드로이드나 iOS, HTML과 같은 대체 OS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들은 소비자용 기기가 산업용 기기에 준할 정도의 기능을 향상시킬 새로운 방법을 계속 연구할 것이다. HW 측면 이외에도 2017년에는 새로운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방법이 도입될 것이다.

예를 들어 물류창고용 웨어러블 기기는 점차 통합 기능을 갖춰 작업자는 하나의 기기만으로도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 웨어러블 기기는 음성을 인식해서 지시를 수행할 수 있어 작업자가 업무 지시를 받음과 동시에 일에 착수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를 통해 15%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올 한 해 기술 산업은 여전히 성장세였다. 새해에도 기술 변화 속도는 눈부실 것이다. 머신러닝(기계학습), 고급 데이터 분석, 웨어러블, 스마트 센서 등과 같은 기술 진화를 거듭한 산업용 기기들이 소비자용 기기와 함께 기업 운영에 깊숙이 파고들어서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종남 지브라테크놀로지스코리아 사장 jwoo@zebr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