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셔티브 2020]게임···양극화 현상 극복해야

한국 게임산업은 2016년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선두업체는 성장했고 중견업체와 소규모 업체는 부진하거나 마이너스 성장했다.

2017년에도 이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 모두 자금력과 고급 인력을 확보한 대형 업체 위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양극화 현상은 시장이 쪼그라든 탓이 크다. 중견업체 매출원이던 웹보드 게임은 규제 여파로 대부분 시장을 잃었다. 그동안 활발하게 한국 게임을 가져가던 중국 업체가 자국 게임으로 시장을 채우며 대형 시장을 잃었다.

국내에서는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어렵지만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모바일게임 시대가 도래하며 세계 게임시장은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일성을 띤다. 구글과 애플을 거치면 누구나 글로벌 시장에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

컴투스는 세계 시장에서 고른 인기를 얻은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로 성공했다. 물론 수년간 글로벌 지사를 세우고 연구한 노력이 기반이 됐다.

가상현실409(VR409)이나 증강현실(AR)에서 돌파구를 찾는 기업도 나온다. 아케이드 게임 사업 경험 등 남들이 가지지 못한 노하우가 있으면 중소형 업체가 도전할 만하다. 무조건 투자는 금물이다. VR와 AR게임은 당장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다.

2017년은 국내 게임업계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기존 매출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번에 큰 기회를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조용히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

한국 게임업계가 주름잡았던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은 고퀄리티 콘텐츠를 만드는 소수 업체가 점령했다. 중국 진출은 갈수록 문턱이 높아진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대형업체가 규모의 경제를 이미 구축했다. 틈새를 노린 작고 개성 강한 게임이 아닌 RPG 같은 대세 장르에서 이들을 이기기란 사실상 어렵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