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이 사상 처음으로 공공기관의 정보통신 공사 분리 발주 위반 여부를 감사한다. 통신·방송시스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등 정보통신 공사를 일반 건설 공사와 통합 발주한 공공기관의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5곳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정보통신 공사 분리 발주에 대한 감사를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의 대규모 감사뿐만 아니라 감사 결과가 앞으로 정보통신 공사 분리 발주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감사 대상은 부산통합청사 신축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복합편의시설건립공사(행정중심도시복합건설청), 대구정보통합전산센터 신축공사(행정자치부 정부통합전산센터) 3개 공공 사업이다.
모두 기술제안, 실시설계입찰 방식으로 정보통신공사와 일반 건설공사를 통합 발주한 사례다. 감사원은 관계 부처인 국토교통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와 조달청도 감사 대상에 포함했다.
총 5개 부처·공공기관이 감사 대상이다. 감사원은 정보통신공사업법에서 명시한 `분리 발주` 원칙을 위반했는지를 집중 점검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법제처 등 일부 정부 부처의 분리 발주가 필요하다는 정보통신공사업법 해석을 내놓기는 했지만 사업 자체를 외부에서 감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는 정보통신공사협회의 국민 감사 청구를 감사원이 승인한 결과다. 정보통신공사협회는 공공기관이 정보통신공사업법에서 특수 공사나 공사 시기를 단축하기 위한 `예외 조항`을 이유로 통합 발주를 계속하자 국민 감사를 청구했다.
공공기관이 정보통신공사를 별도 사업으로 발주하지 않고 일반 건설 공사와 통합 발주함으로써 대형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입찰 참여가 봉쇄된 정보통신 공사 전문 업체는 하도급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정보통신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 책임 소재 불분명, 발주자 선택권 제한 등 부작용이 제기됐다.
정보통신공사협회 관계자는 “감사원으로부터 국민 감사 청구 승인 확정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다음 달 21일 최종 감사 결과를 공개한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스마트 시티나 스마트 빌딩 등 사물인터넷(IoT)이 확산되면서 건물과 정보기술(IT) 융합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에서 정보통신 공사를 분리 발주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IT 영역을 건설 인력이 담당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결국은 품질 저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보통신공사업계는 감사원의 판단에 따라 공공기관 정보통신 공사 분리 발주에 대한 향방이 확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