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에너지新산업이 4차 산업혁명 선도한다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최근 국내외 산업 분야의 핵심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전통산업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킨 지능화된 기술 융합을 일컫는다. 지난해 스위스 최대 금융그룹 UBS가 분석한 4차 산업혁명 준비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뛰어난 ICT 분야 기술력에도 세계 139개 국가 가운데 25위에 그쳤다.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ICT와 각 산업의 긴밀한 융합이 필요하다. 에너지 산업도 마찬가지다.

에너지 신산업은 전통 에너지 산업에 IC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것이다. 예를 들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있다. ESS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더욱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처럼 에너지 신산업은 기존 에너지 산업에 ICT를 결합,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에너지 신산업 촉진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속 노력해 왔다. 지난해 전기자동차 구매보조금을 대당 12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공공기관 전기차 의무구매 비율도 25%에서 40%로 늘였다. 대형 공공건물 ESS 설치 의무화, 태양광·ESS 연계 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최고 수준(5.0)으로 부여하는 것을 제도화했다.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의 장기 고정가격 경쟁입찰제 도입 등 규제 대폭 개선과 인센티브로 공공 부문 참여 및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등 에너지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 제도 개선 노력은 투자·수출·보급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투자는 약 7조원으로 전년(1조원) 대비 7배 이상 증가했다. 수출은 신재생에너지 45억달러, ESS 4억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45% 및 117% 증가했다.

ESS 보급은 265㎿h(177㎿h, 2015년 기준)로 확대됐으며, 전기차는 전년 대비 113% 증가한 6000대로 누적 보급대수 1만대를 넘어섰다.

에너지 신산업 성과를 더욱 확대하려면 에너지 기술과 ICT를 융합하고 민간 자발 투자를 유인하는 등 수출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올해부터 신재생에너지, 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에너지 신산업을 활용한 `클린에너지·스마트공장` 확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클린에너지·스마트공장은 제조 현장에 ICT를 적용해 제품 설계·생산·유통 등 전 제조 과정을 지능화하고, 여기에 에너지 신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ESS 분야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용 금융지원 모델을 발굴하고 조기에 상품화될 수 있도록 금융기관과 협력, 민간 투자를 적극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에너지 신산업 수출 역량 강화를 위해 이달부터 `에너지신산업 수출지원센터`를 신설해 해외 에너지 시장 정보 공유, 금융 지원, 민·관 동반 진출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이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투자 성과를 해외 진출과 연결시키는 가교 역할을 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의 `근고지영(根固枝榮)`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전폭 정책 지원과 활발한 민간 투자를 뿌리 삼아 정유년 새해가 에너지 신산업 성과 창출 및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희망의 원년이 되길 기원한다.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nhkang@energy.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