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씨넥스가 지난해 전례 없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실적 회복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의 고사양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엠씨넥스(대표 민동욱)는 올해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카메라 주력 공급사로 올라선다. 올해 늘어나는 신규 수주는 지난해 갤럭시 A시리즈 부품 공급 감소분을 상당 부분 만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그십 모델 부품공급망(SCM) 진입, 지문인식모듈 매출 본격화, 차량용 전장 카메라 매출 증가도 호재다.
엠씨넥스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 사양을 크게 높인다. 이용자들의 `고급 셀피`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신형 갤럭시 A시리즈는 후면과 동등 수준인 16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신형 갤럭시 J시리즈 역시 전면 카메라 화소 수를 대폭 높인다.
이에 따라 엠씨넥스를 포함한 전면 카메라 협력사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여지가 커졌다. 이 효과는 후방 산업계 전반에 미치지만 엠씨넥스는 특히 극적인 반전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중·저가 모델 수주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엠씨넥스는 지난해 갤럭시 A시리즈 후면 카메라 납품 기회를 경쟁사에 내줬다. 전면 카메라 공급에도 주력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대신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7 전면 카메라 공급사에 선정됐지만, 조기 단종됐다. 파트론과 양분했던 홍채인식모듈 호재도 빛이 바랬다. 기존 사업이 위축되고 신규 수주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 다시 중·저가 모델 납품 물량을 따내면서 위기 극복 기회를 잡았다. 과거 납품하던 후면 카메라보다는 단가가 낮은 전면 카메라를 공급하지만, 부품 사양 자체가 높아졌다. 갤럭시S8 카메라모듈 납품 가능성도 높다. 프리미엄 시장에 재도전하면서 과거 중·저가 모델 수주 물량을 회복하는 셈이다.
신사업으로 추진한 지문인식 모듈 매출도 본격화된다. 지난해 첫 양산 공급에 성공한 뒤 고객사를 늘렸다. 글로벌 기업 보급형 모델에 탑재되는 부품을 수주, 신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애초 시장 지배력이 높았던 차량용 카메라모듈 매출 성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호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고공 행진했다. 엠씨넥스는 지난해 연간 22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임에도 주가는 최근 2만원 중반대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갤노트7 홍채인식모듈 수주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 실적과 주가 흐름이 거꾸로 간 셈이다. 그만큼 올해 실적 회복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다.
엠씨넥스 관계자는 “모바일 분야 중·저가 모델 호재 때문에 시장에서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모바일 분야 매출이 정상화되면 지난해보다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엠씨넥스 실적 흐름(자료 : 전자공시)〉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