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대선제언...'인기 없는 성공' 독일 슈뢰더 총리를 바란다

제19대 대선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에서 발췌
제19대 대선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에서 발췌

“과거 성장공식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포기하고, 일관된 개혁으로 인기 없는 성공을 거둔 독일 슈뢰더 총리를 떠올려 달라.”

경제계 대선제언이 달라졌다. 대통령 후보에게 백화점식 '기업 민원집' 전달이 아닌 대한민국 새 희망공식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상의 회장단은 22일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하면서 그 첫 번째 과제로 경제계와 정치권이 함께 기득권을 내려놓자고 제안했다.

대한상의는 23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5개 정당 당대표를 찾아 '제19대 대선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경제계가 먼저 변하겠다면서 우리 사회 모든 문제는 특권에 안주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분석했다. 기존 산업구조, 인·허가, 기성세대, 정규직 등 기득권사회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이를 깨기 위해 불투명한 경영관행, 불공정거래, 종업원 위에서 군림하는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자율적 모범규준을 솔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러이러한 것을 해주세요'식의 수혜성 건의는 지양하고 정부·정치권·경제계 간 소통과 협업의 팀플레이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대한상의는 대선 때마다 내놓았던 100여건의 '탄원리스트' 대신 9건의 국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공정사회 신뢰 회복, 기업지배구조 선진화, 고용 이중구조 해소 등 우리사회의 기득권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주문하면서 시장경제의 틀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신뢰지수 국제비교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선제언집>
사회신뢰지수 국제비교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선제언집>

나아가 정부역할 재정립, 혁신기반 재구축, 서비스산업 발전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미래번영을 위한 국가 백년대계 틀로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교육혁신, 인구충격에의 선제적 대응 등 미래를 위한 준비도 주문했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요청을 하면서 '경영윤리 세계 98위, 주주보호 97위'라는 한국 기업의 부끄러운 성적표도 공개했다. 일부 기업의 구시대적 경영 관행으로 다수의 선량한 기업이 규제를 받는 현실을 호소했다.

또 우리 복지 분야 정부지출이 OECD 최하위 수준임을 지적하면서 칠레, 터키 등 개발도상국보다 낮은 복지수준도 언급했다. 경제계가 복지확대를 우려한다는 것은 '잘못된 오해'라면서, 복지재원 부담에 대한 지속가능한 방법론을 찾아달라고 했다.

이는 '박용만식 소통법'의 일환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 회장은 “특정 이슈에 대해 찬반을 얘기하는 것도, 절박감에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떼쓰는 것도 아니다”라며 “장기적으로 선진국 진입을 위한 변화, 누구나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정책, 시장경제원칙의 틀을 흔드는 투망식 해법 등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 달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제언문 작성을 위해 72개 전국상의에서 기업 의견을 수렴한 후 편향성을 없애기 위해 보수·진보학자 40여명에게 자문 받았다.


 

<대한상공회의소 대선제언문 3대 틀 9대 과제>


대한상공회의소 대선제언문 3대 틀 9대 과제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