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배터리를 재난구호에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재난재해 현장에 배터리를 활용하는 해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대형 허리케인 어마 피해를 입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전력 공급을 위해 지붕 위 태양전지판과 연결해 사용하는 배터리인 파워월을 보냈다.

인구 350만명 푸에르토리코는 현재 발전 망이 완전히 붕괴해 병원 등 긴급한 곳만 발전기로 임시변통하고 있다. 대부분 주민이 1주일 넘게 각종 전력 서비스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태양전지를 통해 발전을 돕기 위한 조치다.

앞서 허리케인 어마의 내습을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주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을 때는 주민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테슬라가 자사의 전기 차량 가운데 S와 X 모델에 대해 배터리 용량을 일시적으로 늘려줬다.

지난 1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들 모델 차량의 배터리 용량은 최대 75kWh지만, 테슬라 측이 차량 값을 다소 내리는 대신 배터리 용량도 60~70kWh로 낮췄던 것을 임시로 최대 용량까지 늘려줌으로써 최대 40마일(64km)을 더 달릴 수 있게 해줬다.

운전자가 정비소로 차를 끌고 가거나 테슬라 직원들이 일일이 차량 소유주를 방문하는 방법이 아니라, 배터리 용량을 조절하는 차량 소프트웨어를 원격 가동하는 방법을 통했다.

테슬라는 한 운전자가 안전한 대피를 위해 배터리 용량을 올려달라고 요청하자, 아예 해당 지역 대상 차량 전체에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머스크가 지난 7월 공언했던 세계 최대의 129MWh 배터리 건설 사업도 남호주 주에서 시작됐다. 이 배터리는 지난해 대규모 정전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당한 남호주 주에 정전 대비책으로 세워진다.

남호주 정부는 테슬라의 초대용량 배터리가 앞으로 정전사태를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나, 회의론자들은 여전히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전력 공급을 어떻게 하느냐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