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롤러코스터...투매로 이어질까?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휴일 기간에도 급등락을 반복하며 안정을 찾지 못하자 투자자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7일 1만9511달러 고점을 찍고 나흘 연속 하락했다. 크리스마스 휴일 기간이었던 23일에서 25일 사이 1만2000달러와 1만4000달러 선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9시 30분 현재 1만4021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17일 고점과 차이는 여전히 30% 안팎에 달한다. 비트코인이 이러한 불안정한 급등락 장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 경계심은 높다. 각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했다. 투자자가 받는 투매 압박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전문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에 급등한 것으로 고려할 때 이러한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이미 시작된 비트코인 매도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온라인중개업체 이토로(eToro)의 마티 그린스펀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가상화폐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높게 올라갔다”며 “이제는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이 한 달 내에 150% 넘게 올라갔다면 이제는 두 자릿수의 후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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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옹호론자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 전 포트리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비트코인 일부를 처분했다고 밝히며 “비트코인 가격이 80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그는 지난달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말 4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코인이 계속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거래를 규제하려는 각국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F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기업을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에서 퇴출한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관련해 고수익을 선전하는 기업을 주의하라고 경고했던 미국 금융산업규제당국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9월 중국이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하며 거래소를 폐쇄하자 올해 초 대비 300%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기업도 비트코인 변동성 때문에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반도체업체인 엔비디아, AMD는 비트코인 광풍에 힘입어 지난 2분기 동안 2억 달러가 넘는 추가 수익을 올렸다.

비트코인 가격이 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근본 기술의 변화가 채굴의 경제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체도 공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내년 가상화폐 주종목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전환되면 가상화폐 채굴용 GPU 시장이 반 토막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인순 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