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설문]한국 산업 경쟁력 '보통'…미래 유망 산업은 'SW·콘텐츠'

전자신문은 새해 국내외 경기를 전망하기 위해 산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신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수년간 경기가 침체되면서 응답자들의 경제 인식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새해 희망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 역시 그리 밝게 보지 않았다. 기존 주력산업은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고 중국 등 경쟁국 부상도 한국 산업계를 흔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년설문]한국 산업 경쟁력 '보통'…미래 유망 산업은 'SW·콘텐츠'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등 새로운 산업이 부상해 향후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이 많았다. 이를 위한 정부 역할로는 동반성장과 소프트웨어 육성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물음표 붙은 한국 산업 경쟁력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산업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보통'을 꼽은 사람이 절반이 넘는 52%나 됐다. '나쁘다'와 '매우 나쁘다'를 택한 응답자는 27.5%로, '좋다'를 택한 응답자 20.5%보다 많았다. 매우 좋다는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40대 응답자는 부정적 의견이 많았던 반면, 20대는 희망적으로 보는 것도 대조적이었다.

5년 후 산업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도 대답은 현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시 '보통'을 답한 사람이 50%로 최다였다. '좋다'를 선택한 사람은 26%로, '나빠질 것이다'(20%)와 '매우 나빠질 것이다'(4%)를 택한 사람보다 많았다. 소폭이지만 현재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부분은 40대는 좋아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높았고 20대는 타 집단 대비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의견이 높았다.

40대는 현재보다 미래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반면, 20대는 현재보다 미래가 더 나빠질 것으로 봤다.

5년 후 사업 경쟁력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주력 산업 경쟁력 상실'(68.8%), '중국 등 경쟁국 부상'(64.6%), '차세대 성장산업 발굴 미흡'(58.3%) 등이 꼽혔다.

◇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 유망

산업 분야별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소프트웨어 미래를 밝게 보는 시각이 두드러졌다.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을 묻자 △소프트웨어, 지식서비스(28.5%) △반도체, 디스플레이 (28%) △인터넷, 콘텐츠(14.5%) 순으로 답했다.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 대표 산업으로는 △소프트웨어, 지식서비스(27%) △인터넷, 콘텐츠(23%) △반도체, 디스플레이(15.5%)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 산업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보다도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산업을 높게 보는 시각이 눈에 띄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 등 경쟁국 추격으로 기술격차가 좁혀진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주력 산업 중 향후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으로는 '중공업(조선, 자동차, 철강)'(45.5%)이 압도적으로 높은 응답이 나왔다. 두 번째 많은 응답을 받은 '완제품(스마트폰, 가전 등)'(14.5%)보다도 3배 이상 많았다. 조선 산업 경쟁력 상실, 철강 산업에 대한 무역분쟁과 중국 견제, 지난해 자동차 수출 급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 유망기술은 '인공지능'

올해를 포함한 가까운 미래에 가장 유망한 기술을 묻는 질문에는 '인공지능(AI)'(31.5%)이 단연 첫 손에 꼽혔다. 40대(42.9%)와 20대(36.4%)에서 특히 응답률이 높았다. 이처럼 높은 응답률이 나온 것은 현재 AI가 스마트폰과 가전, 스피커 등 각종 기기에서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구글, 애플, 인텔 등 글로벌 기업부터 국내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이동통신사 등 다양한 기업이 AI 개발에 뛰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AI에 이어 '사물인터넷'(15.5%), '빅데이터'(11.5%) 등이 유망기술로 꼽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