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원 산업 위기 돌파, 스마트 자원개발 플랫폼 산업으로

[기고]자원 산업 위기 돌파, 스마트 자원개발 플랫폼 산업으로

해외자원 개발 투자 실패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글로벌 자원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간과한 채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비용-고위험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한 것이 주요인일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 해양 플랜트 산업의 위기 또한 자원 시장 침체에 대한 예측 실패와 적절한 대응 부재가 원인이다. 이런 원인을 앞에 두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기반으로 한 반성과 현실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 자명하다.

자원개발 산업에서 자원개발 현장 생산 시설의 유지 보수 서비스 시장 규모는 연간 약 600조원이 넘는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분야 진출에 가장 적합한 IT, 조선·해양, 플랜트와 부품소재 산업 등 좋은 환경을 갖췄다. 그럼에도 관련 시장에 진출한 실적은 거의 없다. 관련 분야 기업에 자원개발 시장 정보와 기술을 체계화해서 제공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에 기반을 둔 산업 간 융합 플랫폼 구축과 이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로 정의할 수 있다. 세계는 플랫폼을 누가 지배하는가에 따라 경제력 우위를 선점하는 시대다. 1세대 플랫폼 시대는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과 같이 인간 생활의 보편 정보를 선점하는 IT 기업이 이끌었다. 2세대 플랫폼 시대는 산업 제품 제조 등 개별 도메인 산업 영역의 정보와 기술 노하우를 갖춘 도메인 기업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유전 개발에서는 디지털오일필드, 광산 분야에서는 스마트 마이닝이라는 플랫폼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 자원개발 플랫폼은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 자원개발 현장의 각종 자료를 실시간으로 취득해서 무선으로 전송한 뒤 빅데이터를 정제하고 표준화해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할 수 있는 머신러닝·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탐사에서 생산 운영까지 단계별로 상태를 진단하고, 각종 현장 대응 솔루션 기술을 결합해서 자원개발 사업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통합 운영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확보하면 석유 가스전 및 광산의 지질·매장량·생산량, 시설의 상태 정보 등과 같은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알파고와 같은 판단 능력이 뛰어난 전문 시스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자원개발 전문 기업은 현장 운영을 효율화할 수 있고 자원개발 서비스 기업은 해외 시장 진출의 길이 열린다. 조선·해양, 플랜트 및 부품소재 기업은 현장 기자재의 품질 개선은 물론 현장 시설 유지보수 서비스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자원개발 선진국 메이저 회사는 자원개발 도메인 영역의 플랫폼 시장 선점을 위해 자사의 자원개발 현장을 대상으로 스마트 자원개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중소중견 자원개발 기업이나 저개발 자원 부국 기업은 여러 여건상 관련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정부 지원 아래 자원개발 기업이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ICT 업체와 협력, 일부분이긴 하지만 스마트 자원개발 플랫폼 관련 원천 기술과 기초 빅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같은 환경 기반으로 정부의 적극 관심과 추가 지원이 계속된다면 선진국 중소중견 기업과 저개발 자원 부국이 고객으로 있는 스마트 자원개발 플랫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자원개발 도메인 영역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자원개발 플랫폼 사업은 국내 자원개발 기술력을 괄목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조선·해양 및 플랫폼 산업의 자원개발 서비스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남북 경협 일환으로 추진될 북한 자원도 선진화 기술로 개발할 수 있다.

김현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자원개발 PD htkim0409@ketep.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