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이브 2018]바이오헬스도 SW융합시대...미래의료 비전 제시

병원에서 촬영한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파일을 인터넷에 올리자 뇌동맥류 여부를 바로 알려준다. 전국에서 사용되는 의약품 처방 내역을 분석해 전염병 발병 여부도 파악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의료를 만나면서 새 패러다임을 연다.

'소프트웨이브 2018'에서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의료IT 융합기술이 총출동했다. 주로 병원에서 이뤄졌던 건강 상담, 진단 등이 ICT를 매개로 누구나 손쉽게 사용하는 대국민 서비스로 보편화됐다.

국내 최대 규모 SW전문 전시회 소프트웨이브 2018이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관람객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스에서 감염병 의심환자 조기 감시시스템을 살펴봤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국내 최대 규모 SW전문 전시회 소프트웨이브 2018이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관람객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스에서 감염병 의심환자 조기 감시시스템을 살펴봤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AI로 구현한 스마트한 의료, 국민을 향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AI 기반 의료영상 판독지원 서비스와 감염병 의심환자 조기이상 감지 모니터링 솔루션으로 참관객 이목을 모았다. 의료영상 판독지원 서비스는 뇌동맥류 영상을 조회하거나 판독한다. 자신의 뇌 영상정보를 올리면 AI 시스템이 뇌동맥류 부위를 빨간색으로 표시한다. 감염병 의심환자 조기이상 감지 모니터링 솔루션은 실시간 의약품 처방 조제정보(DUR)와 행정자치부, 기상청 등 공공 데이터를 융합해 감염병 의심 환자 발생 조기 파악과 이동경로까지 제시한다. 작년 12월 인플루엔자 조기경보 발령 역시 이 시스템 공이 컸다. 두 개 대표 시스템을 터치스크린 방식 키오스크로 소개하면서 방문객 이해를 도왔다.

김승택 심평원장은 “심평원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보건의료 대책 수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반을 제공한다”면서 “국민이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많이 알려져 효과적으로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딥노이드는 뇌동맥류, 치아낭종, 폐 결절, 척추 압박골절 등 질병 진단을 돕는 AI 플랫폼 '딥파이'로 주목 받았다. 심평원 AI 기반 의료영상 판독지원 서비스가 딥파이로 구현됐다. 공공기관 공급 사례를 중심으로 솔루션 강점과 알리바바 등 해외 기업 협업 현황도 소개했다.

임산부가 언제 어디서든 건강 상담을 하는 'AI 챗봇'은 대국민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사례로 꼽힌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소개한 '웰니스 컴패니언'은 임산부가 신체, 정신적 건강상태나 궁금한 점을 올리면 챗봇이 답변한다. 작년 12월부터 연세의료원 환자용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모바일'에서 '보미'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한다.

부스를 방문한 한 참관객은 “임신, 육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 상태까지 채팅으로 상담하는 게 신기하다”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AI가 우리 일상생활에 다가 온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의료IT 융합 생태계 무르 익는다

소프트웨이브 2018은 전시회를 넘어 기업·기관이 한데 모여 생태계를 구축하는 매개체 역할도 톡톡히 했다. 병원, 연구기관, 기업이 공동관을 꾸려 의료IT 융합 미래상을 제시했다.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개발사업단은 삼성SDS, 소프트넷,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연세의료원과 공동으로 사업 현황과 중간 결과물을 공개했다. P-HIS는 클라우드 기반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으로,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선정돼 개발 중이다. 삼성SDS가 시스템 개발 전반을 맡고, 소프트넷은 생활습관정보(라이프로그)·임상정보 등을 모으는 플랫폼을 담당한다. 연세의료원은 실시간 응급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NBP는 개발된 결과물을 클라우드에 올리는 역할을 맡았다.

이상헌 P-HIS 사업단장은 “병원, 기업이 정밀의료 구현을 목표로 각자 역할에 충실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구축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분산형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사업단도 에비드넷, 라이프시맨틱스와 공동관을 꾸렸다. 사업은 병원 내 의료정보를 공통데이터모델(CDM)으로 전환, 연구자·기업이 필요한 분석 결과 값만 제공하는 환경 구축이 핵심이다. 에비드넷은 CDM 전환을, 라이프시맨틱스는 개인건강기록(PHR) 플랫폼을 제공했다. 총 41개 병원 3만4000여 병상이 CDM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로 병원 참여 유도는 CDM 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솔루션, 서비스 기업과 협업을 기대한다.

이성원 아주대의대 박사는 “사업단은 SK, 뷰노, 스탠다임 등 여러 IT기업과 협업해 CDM 기반 생태계를 구축 중”이라면서 “소프트웨이브에서 많은 IT기업과 병원을 대상으로 사업을 소개하고, 협업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프트웨어(SW) 탑재 비중이 높아진 의료기기 영역에서도 기업 지원 정책으로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품질 검증과 해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SW시험평가센터를 구축했다. 국제규격 적용, 글로벌 인허가, 시험평가 도구 등을 설명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SW 기업과 기존 의료기기 기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