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사업 대가 '헤드카운팅' 철폐 외친 정부, 시행 후 한 건도 안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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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차 공공정보화 사업 적폐로 지목한 '헤드카운팅' 정책을 여전히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조차 제안요청서에 투입 인력 명단을 요구하는 등 정부 헤드카운팅 철폐 외침이 무색한 상황이다. 업계는 헤드카운팅 철폐 시행을 위해 법률 처벌 조항 등 특단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27일 전자신문이 나라장터에서 사업비 10억원 초과 프로젝트(행안부 지침 개정안 시행 3월 21일 이후) 65건 제안요청서(RFP)를 검토한 결과 65건 모두 RFP에 '인력 관련 조항'을 명시하는 등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공공사업은 RFP에 투입 인력 명단과 기간 등을 제출하도록 사업자에 요구해 왔다. 공공 발주자는 추후 감사 등에서 지적을 피하기 위해 사업자가 제출한 인력 수(헤드카운팅)와 실제 투입 기간 등을 확인·관리했다. 업계는 공공이 발주 시 RFP에 투입 인력 명단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관리 역시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RFP 작성 때부터 투입 인력 인적 사항 등을 적시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행안부 공공 정보시스템 구축 운영 지침 개정안 중 인력관리 부문
<행안부 공공 정보시스템 구축 운영 지침 개정안 중 인력관리 부문>

행안부는 3월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지침' 개정안을 내고 '어떤 경우에도 투입 인력 관리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공표했다. 정보화전략계획수립, 감리용역 등 일부 예외 사업을 제외하고 행정기관 등은 RFP에 투입 인력 수와 기간 등 요구 사항을 명시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지침이 시행됐지만 현장에서는 '공염불'에 불과했다. 행안부가 제시한 예외 사업을 제외한 프로젝트 65건 모두 RFP에 인력 관련 조항을 요구했다.

행안부도 지침 시행 후 4월에 발주한 '실시간지자체합동평가시스템' 사업 RFP에 '핵심투입 인력 이력사항' '기술 등급별 핵심인력 투입계획' '핵심투입 인력 총괄표' 등을 명시, 사업자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행안부가 4월 발주한 실시간지자체합동평가시스템 사업 RFP 중 투입인력 관련 요구사항
<행안부가 4월 발주한 실시간지자체합동평가시스템 사업 RFP 중 투입인력 관련 요구사항>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정보원(사회보장정보시스템 고도화)은 '(수행 인력이) 출퇴근 등 근무 상태에 대해 발주 기관으로서 관리감독을 받아야 함'이라고 직접 관리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헤드카운팅 철폐 기조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일부 프로젝트는 '투입 인력 교체 시 발주 기관 승인이 있어야 하며 발주사 요청에 따라 투입 인력을 교체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했다. 업계 관계자는 “출퇴근 근무상태 관리 감독은 최근 민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조항”이라고 말했다.

사회보장정보원 RFP 내용
<사회보장정보원 RFP 내용>
사회보장정보원 RFP 내용
<사회보장정보원 RFP 내용>

헤드카운팅은 국내 SW 산업 발전을 막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발주자가 RFP 단계부터 투입 인력을 요구하면 사업자는 수주를 위해 과도 인력을 투입한다. 명시한 인력을 현장에 보내기 위한 비용 부담도 크다. 서비스 품질과 SW업계 수익성 저하로 직결된다.

업계는 정부에 헤드카운팅 지침 개정뿐만 아니라 강력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W 사업은 발주처가 요구하는 기능이나 서비스가 잘 구현되는지를 봐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투입 인력 관리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서 “정부가 지침을 개정하더라도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 법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법 개정으로 헤드카운팅 등이 근절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실제 지침이 잘 시행되는지 모니터링해서 어길 시 강력 처벌하고 준수하고 있으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 실질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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