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첫 세계 반도체 톱3 진입...IC인사이츠 조사, 삼성은 1위 수성

SK하이닉스가 처음으로 세계 반도체 업계 '톱3'에 진입할 전망이다. 복수의 시장조사업체 분석에서 SK하이닉스의 시장 3위 달성이 확실시 됐다. 메모리 슈퍼호황이라는 호재에 SK하이닉스 공정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12일(현지시간) '2018년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가 작년보다 41% 증가한 377억3100만달러(약 42조9000억원)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IC인사이츠는 이에 SK하이닉스가 올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342억900만달러)를 제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인텔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작년보다 26% 증가한 832억5800만달러, 인텔은 14% 증가한 701억54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IC인사이츠 조사에서 SK하이닉스가 상위 3개사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삼성전자, 인텔, TSMC에 이은 4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HS 분석에서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인텔에 이어 반도체 매출 기준 3위였다. 그러나 IHS 조사는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제외한 종합반도체업체(IDM)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IC인사이츠 조사는 IHS와 달리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모두 하는 IDM뿐만 아니라 아니라 팹리스, 파운드리를 모두 포함해 조사 범위가 보다 폭넓다.

SK하이닉스가 복수의 시장 조사에서 잇단 3위를 차지했다는 건 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매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3분기 매출 11조원과 영업이익 6조원을 돌파하며 올해 '40-20'(매출액 40조원·영업이익 20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대약진은 올해 메모리 공급부족으로 메모리 가격이 고공행진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고성능 고부가가치 메모리를 잇따라 양산한 것도 한몫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96단 4세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데 이어 2세대 10나노(1y) DDR4 D램까지 개발하면서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기술격차를 크게 줄였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약 40억달러 매출 차이로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던 삼성전자는 올해 2위 인텔과 격차를 130억달러 이상으로 벌리며 1위 굳힐 것으로 전망됐다.

IC인사이츠는 보고서에서 “1993년부터 세계 반도체 업계의 '권좌'를 지키던 인텔은 작년 2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에 선두자리를 내줬다”면서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급성장으로 두 회사의 매출 차이는 더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비중이 지난해보다 3%포인트 상승한 84%에 달하면서 '편중'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자료: IC인사이츠)
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자료: IC인사이츠)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