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硏 '피치계 활성탄' 기술 국산화...日 독점 깼다

제조 공정 열전달·합성수율 최적화
日 제품보다 15~20% 경제성 높아
작년 스마트코리아에 기술 이전
유해가스 정화장치 개발 상용화

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전량 일본에 의존해온 피치계 활성탄 원료 및 소재 화학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일본 제품에 비해 15~20%가량 경제성이 뛰어나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은 피치계 활성탄 원천기술 국산화에 성공, 이를 공정으로 구현해 기업에 기술 이전을 하고 제품 개발까지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활성탄은 환경 및 에너지 분야에 고루 쓰이는 다공성 소재다. 환경 분야에서는 고성능 흡착제로, 에너지 분야에서는 캐퍼시터 전지 전극 소재로 쓰여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다.

피치계 활성탄 제조 과정
피치계 활성탄 제조 과정

근래 들어서는 품귀 현상까지 종종 일어날 정도다. 중국의 석탄, 동남아의 야자열매 껍데기로 활성탄을 만들 수 있는데, 해당 국가가 공급을 줄이거나 일부 국가가 사재기해 국제적인 공급지연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안으로 석유정제공정에서 생기는 원유 찌꺼기 '피치'를 원료로 쓰는 피치계 활성탄도 있지만, 일본이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학연이 개발한 것은 피치계 활성탄 공정 기술이다. 화학연 연구팀이 파일럿 규모 화학공정을 개발했다. 일본 기술보다 많은 부분에서 앞섰다.

화학연이 구현한 피치계 활성탄 제조 공정 설비
화학연이 구현한 피치계 활성탄 제조 공정 설비

연구팀은 개발 공정이 일본 대비 높은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의 열전달, 합성수율 등을 최적화한 결과다. 15~20%가량 높은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추산된다.

핵심 성능 지표인 비표면적, 미세기공률도 훨씬 뛰어나다. 활성탄 비표면적이 넓으면 그만큼 반응 면적이 늘어나게 된다. 미세기공은 비표면적과 직결되는 요소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공정으로 만든 활성탄 비표면적은 1그램(g) 당 3000㎡다. 기존 활성탄 비표면적은 1g당 1500㎡ 수준이다. 화학연이 2배가량 넓다. 화학연의 활성탄은 미세기공률(2나노미터 이하)이 95%다. 기존의 것은 80%다.

피치계 활성탄 제조 공정 설비 외부 모습
피치계 활성탄 제조 공정 설비 외부 모습

관련 공정 기술은 이미 상용화 길을 걷고 있다. 스마트코리아(대표 장채원)가 화학연의 공정 기술을 활용한 유해가스 정화장치를 개발했다. 지난해 이미 공공기관에 400대 분량 납품에 성공했다.

연구 책임자인 임지선 책임연구원은 “피치계 활성탄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원천기술은 물론이고 경제성을 갖춘 공정을 개발해 상용화까지 이뤘다”며 “피치계 활성탄 활용도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인데, 우리 기술이 잘 활용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