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관리' 빛난 삼성전자·네이버 '역대급 실적'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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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연간 실적 공개
삼성, 年 영업익 네 번째 35조 돌파
네이버도 年 영업익 1조2000억 넘어
공격 투자·비대면 사업 강화 등 결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코로나19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기록적 실적을 거뒀다. 비대면 수요를 적극 발굴하고, 급변하는 대외 환경을 주시하며 공격적 투자와 지역·분야별 맞춤 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 두 회사가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으로서 위기관리 역량을 증명했다.

28일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및 연간 실적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36조8100억원, 영업이익 35조99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29.6% 성장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35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3년, 2017년, 2018년 이후 네 번째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액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높다. '역대급'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 세계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다소 부진했다. 3분기 들어 펜트업 수요가 폭발하고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거두며 반등했다. 4분기 환율과 마케팅 경쟁 심화 등으로 전 분기보다 주춤했지만 반도체(파운드리)와 디스플레이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연간 호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 분기별 매출 현황(자료: 삼성전자)
삼성전자 분기별 매출 현황(자료: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에는 위기 상황에서 선제적이고 발 빠른 전략 실행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 32조9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 3조9000억원 등 총 38조5000억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도래한 반도체와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디스플레이, 모바일 제품 공급을 위해 선제 인프라 확충에 나선 것이다.

또 혁신 공정 기술 개발과 5세대(5G) 이동통신 중저가 라인업 출시 등 원가 구조 개선 추진, 체계적 글로벌 공급망관리(SCM)로 합리 가격 제품을 적재적소에 공급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서병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면서 “부품 영역에서 차세대 공정 전환을 가속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 리더십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매출 현황
네이버 매출 현황

네이버도 비대면 사업 강화 효과를 톡톡히 봤다. 검색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루 성장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웹툰의 글로벌 성장에 힘입어 콘텐츠 부문 성장세가 가팔랐다.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네이버 매출은 5조3041억원, 영업이익은 1조2153억원이다. 라인을 실적에서 제외하면서 전년 대비 매출 규모는 줄었다. 네이버 부문만 계산하면 매출은 21.8%,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지난 4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1.2% 증가한 1조5126억원, 영업이익은 대비 11.0% 증가한 3238억원으로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거뒀다.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1.0% 성장한 3168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7.6% 성장한 1조897억원이다.

스타트제로 수수료, 성장 단계별 마케팅 포인트 지원, 비대면 디지털 전환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의 노력으로 중견·중소기업(SME)이 디지털 환경에 안착하고 빠르게 성장한 게 주효했다.

핀테크 부문 매출은 스마트스토어 성장과 외부 제휴처 확대에 따른 네이버페이 성장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5.6% 성장한 2011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66.6% 증가한 6775억원이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콘텐츠 부문이다. 콘텐츠 부문은 웹툰의 글로벌 성장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20.9% 성장한 138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4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8% 성장했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와 함께 YG,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빅히트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콘텐츠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한 해 네이버는 SME, 창작자들을 지원하며 함께 성장했다. 신사업과 글로벌 도전을 위해 경쟁력 있는 파트너와 협력을 확대했다”면서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수, 제휴를 적극 전개하는 등 네이버가 아우르는 생태계를 확장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