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음원시장 합종연횡 성적표 카카오-벅스 `A` 올레뮤직 `C`

지난해 음원 서비스업자들이 여러 이종 업계와 손을 잡고 변화를 꾀했지만 실질적인 제휴 성과를 거둔 곳은 네오위즈인터넷과 카카오 연합 정도에 그쳤다.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의뢰해 음악서비스업체의 최근 6개월 트래픽 추이를 분석한 결과, 1위 음원 서비스 멜론이 여전히 독주한 가운데 네오위즈인터넷과 손잡은 카카오의 트래픽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대형 연예기획사와 합병해 기대를 모았던 KT뮤직이 저조한 트래픽 점유율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트래픽이 매출과도 깊은 연관을 맺는다는 점에서 실제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다.

[이슈분석]음원시장 합종연횡 성적표 카카오-벅스 `A` 올레뮤직 `C`

◇KT뮤직 시너지 효과 미미

지난해 시장 변화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곳은 단연 KT뮤직이다. KT뮤직은 지난해 6월 SM과 YG, JYP라는 대형 기획사가 주주로 참여한 KMP홀딩스를 합병했다. 국내 음원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기획사와 손잡으면서 시장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온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효과는 미미했다. KT뮤직이 서비스하는 KT올레뮤직 사이트 방문자 수는 지난해 9월 22만명에서 지난달 15만명으로 되레 감소했다. 1위 사업자인 멜론의 PC 월간 방문자수가 206만명에서 178만명으로 감소했지만 격차는 여전히 10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KT뮤직의 모바일 앱 이용도 80만건에서 65만건으로 줄었다. 멜론이 모바일에서도 지난달 883만명이 접속한 것과 대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KT뮤직이 KMP홀딩스를 흡수 합병했지만 음원사업에서 이렇다 할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 원인을 시장 구조에서 찾았다.

한 음악업계 관계자는 “음원 제작사 입장에선 특정 유통사에만 음원을 공급하면 소비자 이용이 불편해져 단독 유통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KT뮤직도 이들 기획사의 음원을 단독 공급하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 합병 효과를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지적했다. 앞서 말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고 카카오 등 모바일 플랫폼이 주류로 떠올랐지만 대비가 부족한 것도 시너지를 못 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KT뮤직이 지난 2월 모회사 KT로부터 최근 성장하는 음악 서비스 ‘지니’를 넘겨받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벅스, 소리바다 제휴는 긍정적

KT뮤직과 달리 네오위즈인터넷과 소리바다는 각각 카카오와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9월 카카오와 공동으로 카카오 뮤직을 출시했고 출시 5개월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선정해 뮤직룸을 만들고 친구들과 공유해 듣는 곡당 다운로드 서비스로 기존 저가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와 차별화된 수익 모델이다. 카카오는 최근 6개월 동안 모바일 트래픽이 3배가량 급증했다. 카카오는 지난 1월부터 카카오뮤직을 1억4000만명 가입자 기반을 갖춘 카카오톡과 연동시키고 있어 향후 수익의 가파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와 손잡은 소리바다도 새로운 시장 확대를 넘본다. 소리바다는 삼성전자 뮤직서비스에 음악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서 삼성허브로 음원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들어서는 미국에 라디오 서비스 ‘밀크뮤직’을 발표해 아이튠스와 맞대결을 노리고 있다. 소리바다로서는 삼성이라는 글로벌 단말기 제조사를 확보한 만큼 실적개선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양한 제휴가 시장 파이 키워

음악전문가들은 최근 음원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큰 변화가 없지만 향후 모바일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파이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기기를 통해 음악을 접하는 인구가 늘면서 음악 소비와 이를 연계한 새로운 소비문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희선 콘텐츠진흥원 음악·패션산업 팀장은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안정적인 콘텐츠의 확보가 사용자 접근과 이용률을 높이는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며 “콘텐츠 사업자 역시 이윤창출을 위해 지속적인 콘텐츠의 노출과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이용을 제공하기 위해 플랫폼과 관계가 중요해 졌기 때문에 이들의 결합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원 서비스 시장 제휴 현황

자료 각사 취합

월간 모바일앱 이용시간 기준 점유율

모바일 앱 월간 이용자수

PC 웹사이트별 월간 체류시간 기준 점유율

PC사이트 월간 방문자 수

[이슈분석]음원시장 합종연횡 성적표 카카오-벅스 `A` 올레뮤직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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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