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구글 다음은 `네이버`"

대한민국의 네이버가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구글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고 7일 로이터통신이 서울발로 타전했다.

네이버는 한국을 구글이 점령하지 못한 세계에서 몇 안되는 ‘청정지역’으로 남게 한 일등 공신이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을 통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라인은 지난 2011년 대지진 사태 직후 일본에서 일종의 대안 커뮤니케이션 일환으로 탄생한 서비스다.

로이터, "구글 다음은 `네이버`"

자국내 특별한 토종 서비스가 없고, 그렇다고 구글에 의탁하기도 싫은 대다수 국가들이 네이버닷컴을 환영한다.

그동안 이 의장은 한국 시장 수성에 안주하거나, 구글의 공습에 수세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게 로이터의 평이다. 구글 등 글로벌 공룡들과 맞서 싸웠다.

이 의장은 “난 축구로 치면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 같은 측면 공격수”라며 “글로벌 마켓을 향해 돌진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라인은 4억7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한 디자인과 만화 캐릭터 등 정교한 이모티콘으로 한국의 카카오톡은 물론이고 위챗(중국)과 왓츠앱(미국) 등 경쟁 메신저 서비스를 위협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네이버는 라인을 도쿄와 뉴욕 증시에 동시 직상장시키는 것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은 기업공개(IPO)로 네이버는 200억달러(20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일시에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현재 한국 검색시장의 75%를 점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지난 2006년 한국에 상륙한 구글의 점유율은 불과 2%에 불과하다. 한국은 중국, 러시아 등와 함께 구글이 점령하지 못한 세계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3년새 급성장세다. 라인 매출의 80%는 일본서 나오고 있지만, 이용자 수로는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이 가장 큰 시장이다. 멕시코와 미국 시장에 대한 상륙도 이미 시작됐다.

애널리시스 매이슨의 톰모왓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 국가에서 어떤 메신저가 부동의 1위 자리를 꿰차는 데는 통상 2년가량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 의장 역시 “향후 수년내 글로벌 메신저 시장의 자웅이 결정될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이 기간 중 수익을 따지기 보다는 이용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인에도 약점은 있다. 왓츠앱과 같이 재무적 지원이 든든한 것도, 위챗의 택시예약 기능과 같은 특화된 인기 서비스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네이버 주식을 취급하는 알파애셋 매니지먼트의 홍정웅 펀드매니저는 “라인은 아직 확실한 수익원이 보이지 않는다”며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특화된 앱 광고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