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의 전이가 급격히 진행되는 요즈음 정보산업,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물질적 자원이 부족하지만 높은 교육열 덕분에 인적 자원이 풍부해서 소프트웨 어산업에 대한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특히 패키지산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그렇게만족스러운 상태가 아닌 것이 사실이다.
패키지소프트웨어는 넓은 의미의 소프트웨어산업 전체에 비해 그 규모가 작은 분야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대부분 소프트웨어를 패키지 소프트 웨어로만 인식 하고 있고 소프트웨어산업에 진출하려는 많은 젊은 사람들의 관심도 이 분야에 집중돼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크다.
패키지소프트웨어분야에 대한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PC용 패키지 소프트웨어시장은 약 1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중 국산 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산이 우세를 점하고 있는 분야는 워드프로세서나 MIS소프트웨어와 같이 문화적 특성이 강한 제품들 이다. 나머지 주요 시스템 소프트웨어들이나 도구 소프트웨어 등의 분야는대부분 외국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처럼국산 소프트웨어가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국등 선진국의 소프 트웨어산업이 우리보다 앞서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우리나라보다 평균 5년에서 10년이상 앞서 있다. 시장규모도 우리보다 훨씬 크다. 인력은 비교 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 한마디로 발전을 위한 모든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우리나라 소프트웨어부문에서 이들 선진국에 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만큼우리도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차지하는 국산 품의 비중이 30%나 되는 것은 오히려 칭찬해야만 하는게 옳다. 이것이 현실 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우리 소프트웨어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과연 무엇이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경쟁에 임해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외국제품과 경쟁할 만큼의 최소한의 기본 경쟁력은 갖추어야 한다. 둘째 이같은 기본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할 수 있는 강점을 찾아야하는데 그 승부 수는 "한국적"이라는 것을 갖춰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소프트웨어가 혹은 어떤 소프트웨어 회사가 경쟁력을 갖기위해 갖추어야 할 요소는 아주 다양하고 많다.
첫째는마케팅 위주의 사고방식을 꼽을수 있다.우리나라 소프트웨어개발회사 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소프트웨어 개발을 일종의 예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다.엔지니어들의 지적 만족을 위한 작품이 아닌 상품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가 일반시장에서 성공하기는 매우 힘들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정이다.
둘째소프트웨어 사용자는 개발자 자신이 아니고 평범한 일반 사용자라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도 중요하다.즉 사용자는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적으며 실수가 많은 평범한 사용자라는 생각을 갖고 이들이 쓰기 쉬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 사용자의 무지를 탓하는 개발자나 소프트웨어 회사는 성공하기 힘들다.바로 그 무지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의 소리를 듣고 이를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대고객 창구를 가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셋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경쟁자에 비해서 기술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급적 남들이 하지 않고 있는 분야에 먼저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접근은 회사가 작을 경우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기존 시장에 신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선발보다 2~3배의 노력과 비용이 들어야 하는 것이 이미 소프트 웨어 마케팅의 상식으로 통한다.
넷째,시대적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시장변화 상황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술과 상황변화는 항상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낳게 마련이다. 이런 기회를 잘 포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요즈음 LAN과 애플리 케이 션 웨어, 멀티미디어 기술을 이용한 타이틀 제작, 온라인 서비스등 통신관련 소프트웨어 등이 변화로부터 생긴 기회의 몇가지 예이다. 이런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미래상을 1~2년 전에 미리 보여주는 외국의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섯째,모든 경쟁의 승패를 가늠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편"이다. 즉 자신과 공동의 이해를 가지고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동지가 많을수록 경쟁에 서 승리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물론 가장 큰 동지는 사용자이지만 이들외에 도 유통채널회사나 SI업체, VAR등 많은 편을 확보, 호흡을 갖이하는게 좋다여섯째 균형발전을 위해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들끼리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외국 대형업체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도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큰 소프트웨어 회사가 필요하게 됐다. 큰 규모의 회사들은 공격적마케팅은 물론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고객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규모를 이루지 못하는 회사들은 특화된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바람직하다. 이런 회사들을 큰 규모의 마케팅 조직이나 대고객 지원조직 등을 가지지 못하는 대신 빠른 움직임으로 각 분야의 전문기술이나 애플리케이 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규모를 가진 회사와 이런 기술 전문회사 사이에는 긴밀한 유대관계를 통해 서로의 장점을 공유할 수 있는 연계성이 갖춰져야 한다. 전문회사는 기술에 대해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상품을 큰 회사의 채널을 통해 마케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큰 회사는 전문회사로부터 여러가지 기술 을 아웃소싱함으로써 과다한 투자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한 승산 없이 모든 것을 직접 해내고야 말겠다는 접근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유연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이같은 사항들이 노력과 투자로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것들이 성공 이나 최종적 경쟁력과 같은 의미를 가지진 않는다. 이는 우리보다 앞서고 있는 나라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과 경쟁을 위한 출발선에서의 기초 준비사항일 뿐이다.
그렇다면이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싸울 때 우리가 가지는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 바로 "한국적"이라고 말해지는 그 어떤 것이다. 경쟁에서 승리 하기 원한다면 전략과 전술이 있어야 한다.무조건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하는 생각은 부분 전술이나 방법론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전략적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승패를결정짓는 전략을 생각할 때 도움이 되는 예가 있다. 육상이나 수영은 우리나라가 세계를 제패하기 아주 힘든 종목이다. 신체조건도 그렇고 노하우 도 별로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반면 양궁과 태권도의 경우 이기지 못하면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잘하는 종목이다.
물론이들 예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경쟁을 생각할 때 사고의 전환이나 고정관념의 탈피라는 면에서 고려해 볼만한 것이다. 우리가 외국 소프트웨어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는 우리의 고객이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또 제품을 만드는 사람 역시 한국인이다. 적을 알고 자기를 알면 싸움에서 이긴다고 했다. 우리는 우리의 상대인 고객과 자신이 동일인이라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특히 고객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승패를 좌우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우리의 문화적 특징과 관습 및 생활을 만족시키는, 즉 한국인이 사용하기 "편안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외국인은쉽게 상상할 수 없고 상상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그래서 한국인 에게는 당연한 그런 것을 찾아내야 한다.
또하나 승패의 관건은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전문가가 아니며컴퓨터에 관해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이 고객의 주류를 이루는쪽이라는 것이다. 이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컴퓨터활용 수준이나 지식 수준은 급격한 컴퓨터의 보급 정도에 비하면 아주 낮은 편이다.
컴퓨터를사용하는 것 자체가 재미이고 공부인 사람을 제외한 대다수 일반인의 컴퓨터 활용도는 간단한 워드프로세싱과 게임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이 역시 넓은 의미에서는 한국적 상황의 하나일 수도 있고 혹자는 무식 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이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한국적인 것에 대한 수요가 커질수록 우리 소프트웨어는 유리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패키지소프트웨어 분야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바닥에 깔고 뛰어야 하는 어려운 분야이고 여건도 많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고 꼭 성공해야만 하는 분야중 하나이다. 이 단순한 명제 가 오늘도 많은 젊은이들이 이 분야에서 자신을 태우며 일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려운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 하다. 그럴 때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