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왕 장보고, 의적 임꺽정, 성웅 이순신 등 역사적 인물의 삶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진취적기상과 민족정신을 길러줄 만한 애니메이션 3편이 올해 개봉될 예정이어서 만화영화업계에 역사극 바람이 불 전망이다.
에스미디컴이 제작하고 춘천시청, 성미전자, 동원창업투자 등이 지원하는 「미스터 보고」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무역왕인 장보고의 야망과 이를 이어받은 후예들의 용감무쌍한 활약상을 그리게 된다. 올 겨울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이 작품은 통일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위인전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를 오가며 장보고의 후예들이 벌이는 해상 어드벤처로 완성될 예정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대부분의 육지가 바다에 잠기게 되는 21세기중엽을 주무대로 상어모양의 해적선을 타고 다니는 악당과 장보고호를 타고 다니는 우리 젊은이들의 대결이 기둥 줄거리다. 이 작품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수출을 전제로 해외배급사를 물색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유럽지역은 이탈리아의 레버사, 미주지역은 선셋사, 일본은 이미지케이사가 배급을 맡기로 했고 국내 및 동남아는 (주)에스미디컴이 직접 배급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스미디컴은 이같은 수출목표에 맞춰 지난해부터 한, 미, 일 3국이 참여한 다국적 제작시스템으로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캐릭터 및 스토리를 창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일본의 만화영화 전문 업체인 (주)이미지케이가 프로 프로덕션을,「트루라이즈」 등 할리우드 외화의 3D작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젠엔터테인먼트가 포스트 프로덕션을 각각 맡고 국내에서는 메인 프로덕션 과정만 진행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스톤벨이 현재 여름방학 개봉을 목표로 전북 완주군의 만화영화촌에서 제작중인 「임꺽정」은 SBS의 사극방영으로 안방에서 시작된 임꺽정 바람이 극장으로 이어질 것인지 흥행결과가 주목되는 작품. 특히 애니메이션 「임꺽정」은 지난 76년 개봉 3주만에 28만5천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로보트 태권 V」의 김청기씨가 총감독을 맡아 다시 한번 흥행돌풍에 도전한다.
이 작품은 주관객이 어린이인 점을 감안, 관군과의 대결 신에서도 잔인한 장면을 자제하고 콩을 던져 날아가는 꿩을 떨어뜨리는 묘기꾼 흑돌이를 비롯, 금단이, 박포교, 곽오주 등 흥미로운 조연들을 등장시켰다. 스톤벨측은 조상들의 손짓, 표정, 걸음걸이 등 행동양식과 생활습관 및 언어, 눈에 익은 산천초목 등을 스크린 속에서 형상화시킴으로써 월트 디즈니와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한 외래문화의 홍수로부터 「우리다움」을 지키자는 것이 제작의도라고 밝힌다. 여름방학 개봉을 앞둔 또한편의 작품은 한길프로덕션이 미국 일본의 OEM 하청제작으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1백%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중인 「난중일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총 80분 8장으로 나누어 그리게 될 이 작품은 세계 최초의 철갑선인 거북선이 집채만한 파도를 헤치고 불을 뿜으며 왜군들을 무찌르는 장면 등 스케일이 큰 해양액션이다.
이 작품의 총감독을 맡은 변강문씨는 마징가Z, 그랜다이저 등 일본만화와 월트디즈니의 TV애니메이션 작업에 참여한 베테랑으로 명량해전 한산도대첩 등 역사에 대한 철저한 고증으로 교육적 효과와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작품 제작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길프로덕션측은 이순신 장군이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위대한 해군제독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넬슨 제독, 일본의 도고 헤이하치로 제독 등에 비해 거의 국제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역사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대작 애니메이션의 제작붐으로 최근 몇 년간 계속된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부진을 과연 만회할 수 있을 것인지 흥행결과가 주목된다.
<이선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