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정보화"와 인간성 실현

金成哲 LG종합기술원 커뮤니카토피아연구소 책임연구원

1990년 이래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거나 인터넷이 우리의 경제를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듯 이야기하는 정보화 지상주의 내지는 정보화 당위론이 팽배해 있다.

이런 담론과는 별개로 정보화는 우리들에게 PC를 통한 업무의 자동화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처럼 현실적인 변화로 다가오고 있으며 이제 우리들에게 인터넷, 초고속정보망 같은 어휘들이 전혀 낯설지 않은 일상용어로 정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보화의 실수혜자들에게 정보화나 이의 근거가 되는 정보통신기술혁명이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정보화의 영향에 대해서 대체로 두가지 방향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그 하나는 빌 게이츠나 네그로폰테류의 낙관론으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지 원하는 정보를 마우스 클릭으로 접속하여 활용할 수 있다는 정보통신 유토피아이고, 다른 하나는 허버트 쉴러 등이 주장하는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한 헤게모니 경쟁으로 국가간 또는 사회내 불평등이 심화되는 디스토피아적인 그림이다.

낙관론의 입장은 정보기술혁명에 과도한 기대를 가지고 실증적 근거없이 정보사회를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즉 산업사회 패러다임으로 미래의 복잡성에 대처하기가 불가능하며 정보가 필수불가결한 자원으로 부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사용되며 팽창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고, 다른 자원의 낭비를 줄여 현재 물적생산의 기초가 되는 토지, 노동, 자본을 점진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정보는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공유되는 특성을 지녀 공유를 근거로 한 새로운 유통형태를 탄생시킬 것이며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후기 산업사회에 우리들이 봉착하고 있는 제문제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비판론의 입장은 정보기술의 도입으로 실생활이 편리해지는 것조차 부정하고 싶어하고 있으며 그 근거를 정보기술의 도입에 따라 현재까지 가시적으로 나타난 사회적, 경제적 위축사항에서 찾고 있다. 즉 1978년 이래 미국에서는 4천3백만명이 정보기술, 자동화란 명목 아래 직장을 잃었고 앞으로는 의사, 변호사같이 전문적이라 생각되는 직종조차도 「인공지능 전문가 시스템」이 개발되면 단순직이 되어버릴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또한 현재 지구상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수조달러어치의 메가바이트에 해당하는 정보란 상품이나 서비스와는 별로 상관없는 거품경제이며 이로써 새로운 부의 창출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삶의 질과 관련해 프라이버시의 노출이라든가 개개인이 처리하여야 할 정보량의 과다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궁극적으로 사회 자체내 효율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렇듯 정보화, 정보기술혁명은 긍정적 가능성과 부정적 가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들에게 주어진 정보화란 피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정보화나 혹은 앞으로 있을 어떤 다른 패러다임 전환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 긍정적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부정적 가능성을 극소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좀 큰 그림을 그려보면 인류의 문명사란 「인간성 실현」이란 대명제를 목표로 발전해 왔으며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도 이런 측면에서 피할 수 없는 인류 문명사의 진화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정보화 당위론도 좋지만 「인간성 실현」이란 측면을 고려하여 궁극적으로 정보화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그 무엇을 밝히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