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통을 겪고 완성한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은 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달의 우수게임 수상작 「코룸 3-혼돈의 마법 주마리온」을 개발한 하이콤의 유미순 팀장(30)은 지난해 회사의 경영위기로 개발작업이 한달 가량 중단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완성된 이 작품에 각별한 애착을 갖는다. 개발기간 동안 평균 10시간 이상의 강행군에 출시 2개월을 앞두고는 휴일없이 철야작업을 한 결과물로 받아든 게임 패키지가 그에겐 유일한 피로회복제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첫 직장인 한 아케이드 게임업체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수련과정을 거친 후 지난 94년 하이콤에 입사, 본격적인 PC게임 개발자의 길에 들어섰다. 지난 96년 「코룸 1」을 시작으로 개발팀을 이끈 그는 작년에 나온 「코룸 2」 그리고 올 초 세번째 시리즈까지 완성함으로써 그래픽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연출자로서도 값진 경험을 쌓았다.
코룸시리즈는 액션 롤플레잉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과 일본풍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분위기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룸 3」 역시 상황에 따라 주인공을 번갈아 가며 투입할 수 있는 캐릭터 체인지시스템과 게임조작이 쉽도록 게임패드를 지원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코룸 3」는 출시 이후 2만카피 이상 판매됐고 대만·유럽 등지를 겨냥한 수출협상도 진행중이다.
『게임은 예술작품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그의 화두는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한 세계적인 게임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숨 돌릴 새도 없이 최근 「코룸외전」 개발에 착수한 그는 『넘치는 의욕에 비해 주어진 개발기간이 너무나 짧아 완성도를 높이지 못하는 현실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한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