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텔체제 붕괴 가속

포스트PC 시대를 맞아 윈텔체제 붕괴가 가시화되고 있다.

윈텔체제는 컴퓨터 운용체계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를 쓰고, 마이크로프로세서(CPU)로는 인텔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으로 데스크톱 PC시대의 대세였다.

하지만 막강한 윈텔체제는 리눅스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균열의 조짐을 보이더니 이번에 미 PC업체 게이트웨이와 세계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윈도 대신 리눅스, 인텔 칩 대신 크루소를 채택한 인터넷 정보기기를 연내에 발표한다고 함으로써 붕괴의 결정타를 맞게 됐다.

포스트PC의 일종인 인터넷 정보기기는 PC보다 가격이 훨씬 싸며 순전히 인터넷과 e메일 접속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이번에 양사가 채택하기로 한 크루소 칩은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 트랜스메타가 개발한 절전형 저가 칩으로 인텔의 CPU를 대체할 수 있는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즉 리눅스와 함께 윈텔체제를 격파할 수 있는 2대 첨병인 셈이다.

크루소를 개발한 트랜스메타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출신의 데이비드 디첼이 5년전에 설립한 회사로 세계 금융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를 비롯해 MS의 공동창업자 폴 앨런 그리고 도이체방크 등의 세계적인 은행과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게이트웨이와 AOL을 비롯해 컴팩, 소니, 삼성 등의 컴퓨터업체로부터 8800만달러라는 벤처기업치곤 거금을 유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컴팩, 소니 등의 컴퓨터업체도 트랜스메타에 자본을 투자함에 따라 크루소 칩 확산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또 트랜스메타에 자본을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IBM도 크루소의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IBM은 이미 크루소 칩을 생산하고 있는 등 이 회사와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게이트웨이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정보기기에는 그동안 사용해 오던 인텔/윈도 조합을 더이상 쓰지 않겠다』며 『새로운 디지털기기들은 더 이상 PC가 아니고 우리는 디지털기기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윈도를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윈텔체제는 고성능 서버분야에서 이미 눈에 띄게 균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텔이 64비트 반도체 시장도 장악하기 위해 리눅스업체들과 긴밀히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VA리눅스, 터보리눅스, 레드햇, SGI 등의 리눅스업체는 현재 인텔의 64비트 칩인 이타니움을 채택한 고성능 서버 시판에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