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보 소재·부품 시장에서」
전자산업의 양대산맥인 삼성과 LG의 대결장이 가전 및 정보통신에 이어 차세대 유망시장인 정보 소재 및 부품 분야로 넓혀지면서 두 회사의 헤게모니 쟁탈전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과 LG는 최근 급성장할 반도체·디스플레이·정보통신기기용 소재를 차세대 사업으로 집중 육성키로 하고 계열사는 물론 방계사까지 총동원하고 있다.
중복 투자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으나 두 대기업의 경쟁은 국내 정보소재부품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현황 =삼성은 삼성SDI를 전위부대로 삼성코닝·삼성코닝정밀유리·삼성전기·제일모직 등 계열사와 방계그룹인 한솔전자·새한 등이 포진했다.
이에 맞서 LG는 선봉장인 LG화학를 비롯해 LG마이크론·LG이노텍·LG실트론·LG전선 등으로 진용을 짜놓고 있다.
양측의 첫 격돌장은 2차전지 시장. 이 대표적인 정보부품 시장을 놓고 선발주자인 LG화학과 후발주자인 삼성SDI가 올 하반기 전면전을 벌인다.
LG화학이 월 200만셀의 제품을 생산중인 가운데 삼성SDI는 올 하반기부터 월 200만셀 이상의 2차전지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의 대결구도는 이보다 더 어지럽다.
삼성쪽에서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삼성코닝·삼성코닝정밀유리·한솔전자가, LG계열에서는 LG마이크론과 LG화학·LG전선 등 여러 업체가 가세해 있는 데다 사업 품목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 복잡한 대결 양상이다. <표참조>
오히려 LG실트론의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삼성의 LCD 및 PDP용 유리 등 홀로 꾸려가는 사업을 세는 게 빠를 정도다.
◇배경=서부개척시대 금맥을 발견해 돈을 번 사람은 적어도 금광옆에서 연장을 팔았던 사람들이 돈방석에 앉았듯이 반도체·디스플레이·정보통신기기 산업이 호황을 누리자 관련 소재시장이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보산업의 발달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의 핵심 부품 산업이 발달했던 것처럼 이들 핵심 부품 산업의 발전은 관련 소재·부품 산업의 발달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단맛」을 본 두 그룹이 이러한 연쇄사슬을 그냥 놔둘 리 없다.
삼성과 LG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을 겨냥해 관련 소재부품 산업을 서둘러 육성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삼성과 LG는 반도체·디스플레이·정보통신기기 사업을 앞으로도 키워가려면 그 기반인 소재부품 사업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과 대만 등 경쟁국 업체들의 견제와 도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삼성과 LG는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
알려진대로 경쟁국들은 관련 부품·소재 산업과 같은 인프라를 갖췄으나 국내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외국 업체와 경쟁해 이기려면 더욱 질좋고 값싼 소재를 안정적으로 조달받아야 하는데 삼성과 LG는 거의 직접 생산하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두 대기업의 경쟁적인 소재부품 사업 육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망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삼성과 LG의 경우 전자·정보통신 제품을 생산하는 주력계열사를 안정적인 수요처로 활용하며 소재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연히 모기업의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기술력이 취약하다. 대부분 뒤늦게 이 분야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독자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외국업체의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이 전자·정보 소재산업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과 LG가 전자·정보 소재산업 분야에서도 예전처럼 「한치의 양보도 없는」 자존심 경쟁과 일등 경쟁을 벌일 경우 낙후된 국내 전자·정보 소재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