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 구조조정안 효과 「반신반의」

브리티시텔레컴(http://www.bt.com)이 경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주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내놓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BT는 지난 9일 이동통신사업부의 일부 지분(25%) 공개, 영국 내 네트워크 장비사업을 담당하는 「넷코」 설립, 인력 감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BT의 최고경영책임자(CEO) 피터 본필드는 이날 『구조조정이 끝나면 BT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할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와 투자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BT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택한 주식 발행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통신업체가 대부분 주식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BT의 주식이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와 함께 BT의 체질 개선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BT는 지난 84년 민영화한 후 직원 숫자를 절반이나 줄였지만 이안 발랜스 회장을 비롯한 고위직 간부들은 아직 대부분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

4년 전 CEO에 취임한 피터 본필드도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BT의 중앙집권적 경영구조는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할 정도로 이 회사의 의사결정구조는 경직돼 있다.

이처럼 비효율적인 경영구조 탓에 이동통신과 인터넷 등 새로운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번번이 놓쳐 경쟁업체들에게 시장을 빼앗겼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80년대 초 보다폰과 함께 영국의 이동통신사업권 두 장을 나눠 가진 BT는 보다폰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업자로 성장하는 동안 자국 시장의 2위 자리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분야에서도 BT는 지난 98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무료 인터넷접속서비스를 계획했지만 복잡한 의사결정구조로 사업 착수가 늦어지면서 결국 협력사인 딕슨그룹이 프리서브라는 무료 인터넷서비스업체를 설립해 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현재 BT의 인터넷서비스 가입자는 프리서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4월 BT에 인수된 이새트텔레컴의 한 관계자는 『인수협상 당시 BT 간부들의 모습은 마치 정부관료들의 모습과 같았다』면서 『그처럼 안일한 경영 마인드로는 BT를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외형상의 구조조정보다 내부의 체질 개선이 선행돼야 이번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