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둔화인가 일시조정인가 논쟁

내년도 반도체 경기를 놓고 미국의 주요 시장조사 업체들이 이견을 보여 주목된다.

IC인사이츠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본격 형성된 지난 70년 이래 여섯번째의 경기 둔화가 내년부터 가시화될지 모른다고 최근 경고했다.

이 회사는 『지난 70년대 이후 지금까지 반도체 경기는 세계 경제 불황과 업체들의 설비 증가, 재고 조정 등 3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돼 왔다』면서 『이들 요인이 내년 반도체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IC인사이츠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4.8%에서 내년에는 3.5% 이하로 떨어지고 설비투자 증가율도 종전 최대 호황기였던 95년보다 높아 당장 생산능력 과잉과 재고 누적이 경기를 감속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IC인사이츠는 또 최근 반도체 가격의 약세가 경기 둔화의 예고라고 지적하며 경기 둔화는 내년은 물론 그 다음해까지 지속될 것으로 밝혔다. 다만 이 회사는 이번 경기 둔화의 충격은 소폭에 그칠 것이며 2년 뒤인 2003년에는 2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데이터퀘스트는 최근 반도체 업계의 침체로 경기 둔화를 주장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데이터퀘스트는 『지난 몇 달간 지속되는 악재들로 경기 둔화를 외치고 싶은 유혹이 크겠지만 99년 중반부터 시작된 경기 상승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닐 뿐더러 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 반도체 시장은 2004년까지 연평균 15%의 안정적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하며 『반도체 경기는 1·4분기 바닥을 친 뒤 2·4분기부터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해 4·4분기에는 정점에 이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1·4분기와 2·4분기에 상승곡선을 긋다가 후반기부터 하락한 것이 다르다』고 말했다.

데이터퀘스트는 또 『3·4분기와 4·4분기 침체는 1·4분기와 2·4분기 시장 과열에 대한 시장 조사업체들의 오판과 그로 인한 과잉기대에 따른 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