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폭소탄」NG필름을 아시나요

영화배우 정우성과 홍콩 여배우 장즈이가 숲속에 마주 서 있는 유명한 TV광고의 한 장면. 이제 정우성이 상대에게 낙엽을 던지며 외칠 차례다. 『너 만나고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 가, 가란 말이야!』 그런데 웬 쉰 목소리.

극도로 감정이 고조된 순간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누구나 긴장을 늦추고 폭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다음 프로를 기다리는 동안 쉴 새 없이 화면을 메우는 광고는 때로 본 프로그램의 재미를 능가한다. 하지만 이 광고보다 더 재미있는 게 바로 NG필름이다.

짧게는 15초에서 30초 분량으로 군더더기없이 잘 다듬어진 광고 뒤에 숨겨진 스타들의 실수연발과 촬영 과정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은 「No Good」이라기보다 「Very Good」에 가까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른 바 「광고 엔터테인먼트 사이트」가 10대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같은 사이트들은 예전에는 버려졌던 NG필름들을 재활용하거나 광고와 관련된 흥밋거리와 정보를 모아놓고 네티즌들을 유혹한다.

지난해 전지현이 뇌쇄적으로 춤추는 동영상 광고를 인터넷상에 두루 퍼지게 만들었던 장본인인 NGTV(http://www.ngtv.net)는 NG전문 사이트의 리더격으로 이름이 나 있다.

TV에서 새로운 광고가 눈에 띄는 시기와 이 사이트에서 NG필름을 만날 수 있기까지의 시차는 거의 없다. 차태현·양미라·god 등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는 화제의 CF는 모두 이 사이트를 거친다.

CF촬영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탓에 누구보다도 CF 촬영 일정을 훤히 꿰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사의 연예 오락 프로그램들로부터 필름을 제공해 달라는 주문이 쇄도한다.

지상파에 이름이 오르내린 뒤로 하루 히트수만 650만개에 이르는 등 사이트 홍보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단순히 CF 조각을 모아놓았다는 것만으로는 차별화된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여타 사이트들은 비단 NG 장면뿐만 아니라 광고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엔터테인먼트와 결합시켜 새로운 영역을 창출해내고 있다.

CFBEST(http://www.cfbest.com)와 ad-city(http://www.adcity.co.kr)는 NG장면에 광고 촬영 뒷이야기를 덧붙이는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하게 부각시켰다.

Adyah(http://www.adyah.co.kr)에는 모든 매체의 광고를 정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TV광고 배경음악·촬영지·모델의 패션 등 광고와 관련된 이야기거리들이 풍부해 광고 마니아들의 시선을 끈다. 3차원으로 꾸며진 광고 가상 도시에 들어가 원하는 광고를 클릭하면 광고가 동영상으로 펼쳐지는 Cfnara(http://www.cfnara.co.kr)도 인기가 높다.

NGTV의 정소흔 전략기획팀 실장은 『NG를 비롯한 광고 콘텐츠는 이미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잡았다』며 『광고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사업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