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창간 19주년을 맞이하여 북한전문가 최성 박사(북한학박사·청와대 정무비서실)팀과 공동조사한 ‘북한의 정보기술(IT) 실태와 남북 IT교류 활성화 방안연구보고서’는 크게 북한의 IT실태, 남북 IT협력 현황 평가, 남북 IT교류 활성화 방안 등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보고서는 그 동안 진행된 남북 IT교류의 현황과 성과, 과제를 집대성한 첫 결과물이라는 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 보고서는 남북 IT교류 활성화를 위한 6가지 과제를 제시해 앞으로 북한과 교류를 추진하는 기관이나 학교·업체 등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북한의 IT실태, 남북 IT교류협력 평가, 남북 IT교류 활성화 방안 등 3부문으로 이뤄졌다.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주
◆北 IT산업실태
대북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자와 IT 전문가들의 과반수 이상이 북한의 IT수준이 열악하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현재 대북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자와 IT 관련 전문가 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IT 평가조사에 따르면, 64%가 북한 IT 수준이 열악하다고 평가했으며 23%가 보통, 11%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전체 중 75%가 북한 방문 경험이 있는 조사 대상자들은 또한 남북 IT협력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25%, 대략 알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39%로 64%에 해당하는 사람이 남북 IT협력 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북한 관련 정보의 촐처에 대해 50%가 신문·방송을 통해서 정보를 얻었고, 민간연구소 14%, 통일부 및 정부 홍보물과 북한 관련 출간물이 10%로 조사됐다. 이같은 통계는 북한에 대한 매스컴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보도의 중요성을 부각했으며,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의 북한에 대한 홍보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또한 북한이 남북 IT협력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이 9%, 적극적이 48%, 보통이 18%라고 응답했다. 결과적으로 IT 전문가들은 북한의 IT 실태가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 당국의 IT 발전 전략에 대한 정책적 의지는 상당히 강하다고 판단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남북 IT 교류 현황
남북 정상회담 이후 IT 분야에서 남북 교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교류가 본격화된 배경에는 남북 모두 IT 교류가 가장 현실적이고 생존적인 접근 방법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IT를 ‘강성대국 건설의 핵심’이라고 삼을 만큼 국가차원에서 IT기술을 도입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올들어 남북경제협력 교류 수준을 기존 단순 임가공에서 탈피해 기술이전이 수반되는 IT 교류협력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북한에 진출한 주된 이유로 값싼 노동력 활용을 첫째로 꼽았고 이어서 시장선점과 남북경협선도자로서의 역할을 들었다.
남북 IT 교류 사업 중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전체의 46%가 남북이 공동으로 정보통신 용어를 표준화한 것을 꼽았다. 이어 하나프로그람센터, 평양IT산업단지 설립 등으로 나타났다. IT협력 분야 중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소프트웨어, 인적 교류와 교육, 게임·애니메이션 순으로 집계됐으며, IT협력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는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바세나르 협약 등 국제적인 여건 미비를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IT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에 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통신망 등 인프라가 미비하고 인터넷 망 통제 등 내부적 제약요인을 안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한의 하드웨어와 북한의 소프트웨어를 접목시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남북 공동의 윈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다. 이 밖에 바세나르 협약, 미국의 수출입 관리법 등 국제적 제약요인도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사안이다.
결론적으로 남북간 IT 교류 협력 활성화는 통일 이후 막대한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중장기적으로 통일 한국의 IT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내실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남북한 IT교류 활성화 방안
1. 신뢰성 보장
2. 바세나르 협약 수정 혹은 개선 및 폐지
3. 수익모델 창출
4.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한국의 지원체제 구축
5. 북한 실정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정보 제공
6. 명확한 제도와 규정 마련
7. 전략물자 반출 제도의 신축적 적용
8. 일관되고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
9. 남북정상 회담 관례화 같은 정치적 합의
10. IT 협력 및 인적교류 제도화
남북 IT 교류 활성화 방안과 관련,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28%가 남북 IT 교류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대답했다. 또 민간차원의 남북 IT협력 활성화가 18%, 김정일 위원장 답방과 남북정상간 합의 이행이 15%, 북한당국의 IT발전전략 수립이 15%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또한 남북 IT 협력 활성화를 위해 한국정부와 북한정부, 민간 차원에서의 노력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부는 정책적·제도적·경제적·국제적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동시에 남북 IT 민간협력 협의회 등의 민간 IT 협력업체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정부는 통일 한국의 IT 강국화 전략을 수립하고, 북한의 정보화 기반구축을 지원하는 것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정부도 자체적으로 IT 발전을 위한 중장기 및 단기 대책을 세우고,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한 대외적 신뢰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것은 북한이 남북 IT 협력사업에 대한 성실한 태도를 보여야 하며, 북미관계의 개선 등 주변국가의 관계개선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민간차원에서는 북한 IT 실태와 북한 자체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 필요하다. 수익모델의 창출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며, 중장기 차원에서 대북 IT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