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 `나노벤처` 실태 조사 해보니…

 국내 나노기술(NT)산업은 재료 분야에 치중돼 있으며 작은 규모지만 이미 매출실적을 거두고 있어 산업화가 예상밖으로 빨리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NT기업들은 2002년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고급인력과 높은 연구개발투자 등 전형적인 지식기반산업의 특성을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인 기술력이 낮고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는 고위험·고수익 기술인 NT 개발과 산업화 촉진을 선도할 벤처기업에 대한 육성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전자부품연구원과 공동으로 1개월에 걸쳐 33개 벤처기업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국내 NT기업들은 총매출 5억원 이상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미국 나노 전문기업들의 63% 정도가 아직 매출 5억원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고무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NT기업들의 인적 구성을 보면 창업자의 74% 이상이 석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자며 연구직 비율이 전체 직원의 50%를 넘을 정도로 고급인력이 중심이다. 또한 평균자본금(10.4억원)의 50% 정도가 매년 연구비로 투자되고 있다.

 그러나 조사대상 기업의 68%가 5건 미만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해외 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26%에 불과해 기술력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지적재산권부문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기업들의 NT산업에 대한 인식은 매우 미미해 벤처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금이 10억원 미만인 업체가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평균 직원 수도 15.5명이다. 벤처 창업 방식도 연구개발 성과의 산업화가 용이한 분사(spin-off)보다는 대기업 출신에 의한 독자창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도 아직은 40% 미만이 100만달러 이하의 자본금에다 평균 직원 수도 17명에 불과하다.

 국내 업체들은 나노재료 분야에 68% 이상이 집중돼 17% 정도인 미국과 대조를 이룬다. 나노재료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된 선행연구 성과를 토대로 산업화 노력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나노기업들도 소재 분야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향후 본격적인 산업화 과정에서 일본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창업은 최근 2∼3년 동안 연구개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갖춰지고 마케팅이 용이한 수도권(74%)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NT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거점별·전문분야별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2002년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전망, NT산업의 성장에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로사항으로는 장비 및 시설 구축(69%)과 연구개발 자금 부족(21%)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NT의 특성상 고가의 연구 및 공정장비가 필요하고, 이로 인해 연구비가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방증한다.

 NT산업이 지식집약적 산업임에도 매출이 적은 벤처기업으로서는 단기적으로 자금에 큰 부담을 안고 있어 성장을 위해서는 엔젤이나 전문펀드를 통한 자본 증대가 요구된다. 또한 연구개발 외에도 생산·마케팅 등에 대한 역량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