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DTV 100만대 보급계획 차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디지털TV 국내 보급대수(1999~2002녀 12월)

올해만 총 100만대의 디지털TV를 보급시킨다는 정보통신부의 계획이 사실상 달성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저가형 제품을 통한 저변확대 등 정통부의 기존 디지털TV 보급·확산 계획은 궤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보급 실적=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최근 국내 주요 디지털TV 제조업체인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아남전자·UPD·이레전자 등 6개사를 상대로 ‘디지털TV 국내 보급대수(수입제품 제외)’를 조사, 1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0월 현재 국산 디지털TV의 국내 판매는 총 50만8900대. 연말까지의 추정 판매대수 역시 61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올들어 정통부가 줄곧 외쳐온 ‘100만대 보급’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이다.

 한편 국내에 국산 디지털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지난 99년 이후 올해 연말까지의 누적보급대수는 사상 처음 100만대를 돌파, 총 107만9000대에 달할 것으로 진흥회는 전망했다.

 ◇처음부터 무리수=정통부는 올해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염가형 디지털TV 보급 △시청자 수신환경 개선 △디지털전환비용 융자지원 확대 등을 통해 상반기에만 50만대, 연말까지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디지털TV 조기보급·확산 계획’을 연초부터 연이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당초 올해 디지털TV의 보급대수를 50만대 수준으로 예상하며 처음부터 정통부의 계획에 무리수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업계는 특히 획일적인 보급대수 확대정책보다 △HDTV 방송 콘텐츠 다양화 △프로젝션TV 특소세 인하 등 보급 기반을 우선 조성해줄 것을 정부 측에 요구하고 있다.

 ◇정책 변화 불가피=CRT TV 등 염가형 모델을 통한 보급확대라는 정통부의 디지털TV 확산책은 벽걸이형 등 고급화를 지향하는 일반소비자들의 구매패턴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또 분리형 셋톱박스와 수신카드까지 디지털TV 보급대수에 합산하는 현행 집산방식도 통계상 허수방지 차원에서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산업자원부와 재정경제부간 지리한 줄다리기가 계속 되고 있는 특소세 인하건 역시 디지털TV 보급정책에 있어 주요 선결과제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요구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