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중국을 강타한 ‘한류’열풍이 이제는 새로운 결실을 맺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연예계에서 시작됐지만 최근엔 게임, VOD, 심지어 교육까지 한국 문화를 모방하거나 동경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었죠. 그동안 크게 일었던 중국 진출에 대한 거품도 걷히고 이제 두 팔 걷고 사업을 해볼 만한 때입니다.”
중국·일본 등 해외에서 콘텐츠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는 메가웹글로벌 차승혁 사장은 삼성물산·보광그룹을 거쳐 현재 근무하고 있는 메가웹글로벌의 모회사 메가웹에서 해외시장 콘텐츠 유통 업무를 담당하며 중국통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는 최근 코리아벤처포럼(KVF)과 중국 진출에 관한 업무제휴 협약을 맺은 뒤 연일 쇄도하는 문의에 진이 다 빠져 나갈 정도라고 한다.
차 사장이 중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지난해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기업들을 상대로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는 강연을 맡았던 것이 오늘까지 이르렀다. 지금도 1년의 반 이상을 중국 현지에서 보낸다.
“현지 상황은 단순한 수치 통계나 경제 보고서만으로는 결코 알 수 없어요. 그만큼 중국 기업인들과 자주 만나 친분을 쌓고 유대감을 갖는 일이 중요하죠. 이는 눈앞의 이익이 아닌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입니다.”
메가웹글로벌은 다음달 23일, 중국 차이나닷컴 안에 온라인 콘텐츠 유통 포털 사이트(http://korea.china.com) 오픈을 앞두고 있다. 코리아차이나닷컴으로 이름을 붙인 이 사이트는 게임·VOD·교육 등 다양한 국내 디지털 콘텐츠를 현지에 소개하고 거래를 실제 성사시킬 수 있는 포털 성격을 갖고 있다. 중국 시장에 제품을 내다 팔고 싶은 우리 기업들에는 사이버 홍보관으로, 보다 다양한 한류를 만끽하려는 중국의 젊은 세대와 기업들에는 체험관과 구매 시장이 되는 셈이다.
“월드컵 대회는 중국인들에게 한국이 아시아의 IT맹주임을 깊이 아로새겼습니다. 한국 드라마에 심취했던 젊은이들은 우리가 이룬 놀라운 IT문화를 보고 빠르게 인터넷과 모바일 콘텐츠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섣부른 현지 진출을 냉정하게 지적하고 나선다. 중국은 가고 싶으면 가고 오고 싶으면 오는 만만한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50여개의 엄선된 디지털 콘텐츠를 가지고 높은 만리장성의 문을 두드릴 겁니다. 현지 시장에 끼어들기 위해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엔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쓸 만한’ 것들이 거의 없었다고 봐요. 콘텐츠 심의법 통과, 불어오는 교육 열풍 등 현지 돌아가는 사정에도 시야를 돌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차 사장은 청소년들에게 어필할 만한 아바타 서비스, 영어·과학기술게임 같은 어린이 교육용 콘텐츠 분야가 현지 진출에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글=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