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IT]디지털콘텐츠 세상

 디지털콘텐츠 세상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오프라인상의 방대한 콘텐츠를 수평이동시킨 디지털콘텐츠 혁명은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라이프스타일과 직업관까지 변화시키는,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결로 다가오고 있다.

 온라인게임과 이동통신 모바일서비스를 위한 디지털콘텐츠는 이제 상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수단이 됐고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각종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에서 세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정보기술(IT) 및 TMT(Technology of Media Telecommunication) 인프라와 연계되면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눈덩이처럼 커지는 사람들의 정보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에 접속해 각종 디지털콘텐츠를 구입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등 디지털콘텐츠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양식에서 중요한 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불과 몇달 전 한국음반협회가 P2P 기반의 파일공유 프로그램인 소리바다를 상대로 법적 분쟁을 일으킨 사례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사례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완제품, ‘껍데기’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로 불리는 ‘알맹이’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는 것이다.

 특히 최근 이동전화서비스망의 고도화가 급진전되면서 무선인터넷·모바일콘텐츠와 같은 신개념의 서비스아이템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동전화상의 무선인터넷으로 유선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제한적이지만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앞으로 음성인식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작동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시대도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 및 영화 콘텐츠=교육분야 디지털콘텐츠의 개발은 교육현장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이버강좌 등 온라인교육은 과거 칠판과 걸상을 사이에 두고 1대 다수로 이뤄지던 배움의 장에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등장했다. 과거 텍스트 중심의 어린이용 학습지도 재미난 영상콘텐츠와 효과음이 접목되면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컴퓨터 앞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일정한 시간, 똑같은 장소에서 수십명의 동료들과 함께 수업을 받지 않아도 되고 회사원들도 퇴근 후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비좁은 강의실을 찾지 않아도 된다.

 스튜디오에서 행해지는 유명 강사의 강의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전국의 400여개 공공도서관이 네트워크로 연계된다면 휴대폰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전국 도서관에 소장된 서적의 목록과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영상 및 문화 콘텐츠=최근 우리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를 누르고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영화계의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드는 사회현상은 디지털콘텐츠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준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지난해 최고 히트작품인 ‘가문의 영광’ 등 국산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인기를 잠재우면서 우수한 문화콘텐츠가 흥행성공의 핵심요소라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모바일콘텐츠=국내 이동전화가입자수가 3500만명에 달하고 컬러 휴대폰 보급량이 지난해 1000만대에 육박하는 등 첨단 이동전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은 물론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 등 모바일콘텐츠는 첨단제품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생활필수항목이 됐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 연예인의 목소리를 이용한 벨소리를 들을 수 있고 신세대들은 업체들이 제공하는 창작곡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상호간 필요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개발된 이동전화도 그 용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자동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결제수단은 물론, 버스를 타도 내릴 때 요금을 지불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최근에는 아바타·온라인영화·온라인강의 등 유료 디지털콘텐츠 구입용도로도 이동전화가 이용되고 있다. 물건이나 디지털콘텐츠를 구입한 뒤 이동전화 결제란으로 이동, 자신의 이동전화번호를 입력해 평균 3만∼5만원 한도내에서 원하는 제품과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 지적도와 토지대장을 열람하고 주민등록등본·호적등본 등 관공서의 대부분 서류를 발급받는 전자민원도 이젠 본격화됐다. 이제는 새로운 아파트 소유주의 확인을 위해 굳이 법원을 방문하지 않도고 법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소유주 확인이 가능하고, 근저당 설정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PC를 통해 이뤄지던 디지털콘텐츠 활용 환경은 앞으로 디지털TV와 다기능 PDA 등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ADSL 등 유선 초고속인터넷 기반의 디지털콘텐츠 사용환경이 무선인터넷으로 확대된다면 모바일콘텐츠 시대는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콘텐츠가 여는 미래의 세상 

 미래의 디지털콘텐츠는 일과 놀이문화의 일체화 경향을 바탕으로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초고속인터넷 수요가 증가하고 방송과 통신이 본격적으로 융합되면서 오는 2005년께는 고품질의 디지털콘텐츠 보급이 일반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평균 20Mbps급의 초고속인터넷은 DTV급·HDTV급 영상을 응용한 고품질의 인터넷방송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면서 우리의 일상수준을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오는 2006년께는 기존 영화배우를 대체하는 가상 디지털액터가 주연을 맡는 영화가 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액터란 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에서 그 생김새와 움직임이 마치 실제 배우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인 CG캐릭터. 앞으로 디지털콘텐츠의 핵심기술이 더욱 개발된다면 마릴린 먼로와 이소룡 등 세계적인 영화배우들을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진 온라인게임은 앞으로 3년 안에 무선환경으로 확대되면서 전자 및 레저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등장한다. 

 또한 현재 시각·청각 위주의 온라인 인터페이스 방식을 벗어나 촉각·생체신호를 이용한 실감형 게임도 가능해진다.

 만화시장의 경우 컴퓨터상에서 3D 입체영상을 구현해 현실감을 주는 3차원 입체만화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3차원 그래픽 및 음향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등장할 3차원 캐릭터는 향후 온라인채팅, 익명의 가상회의, 결혼상담소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여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온라인 실감형 게임엔진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향후 입는 컴퓨터(wearable PC)는 물론 게임 단말기에서도 가상현실(VR)을 직접 느낄 수 있게 된다.

 문화콘텐츠의 발달은 세계 1위 무선단말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5년 안에 ‘오감형 전자책(e북)’의 출현을 낳을 전망이다.

 사용자들은 휴대폰·PDA 등 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소설·시·만화를 전송받아 요술안경 등을 이용해 편리하게 글을 읽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가상공간에서 자신을 대리하는 아바타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가상쇼핑몰이 등장한다.

 또한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통해 원하는 음악을 받아보는 이른바 주문형음악(music on demand)이 몇년 안에 부상하고, 인공지능기술과 감성공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오감이나 정서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최적의 작곡을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기고: 디지털 콘텐츠가 왜 중요한가

  심상민 삼성경제연 소프트산업팀 수석연구원

 

 사람들은 반도체를 산업의 쌀이라 불렀다. 화학으로 따지면 분자(molecule)란 뜻일 게다. 산업화에 이은 정보화, IT시대에도 쌀과 같은 존재가 있다. 반도체와 같이 눈에 보이거나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언뜻 첨단기술이나 특허,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등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IT세상의 과거를 보고 있을 따름이다. 그 존재는 모든이가 공들여 이룬 디지털세상의 네트워크와 미디어를 타고 흐르는 전류라고 표현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제 디지털세상의 전류이자 분자요, 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콘텐츠의 존재를 알게 됐다. 마치 반도체와 네트워크, 휴대폰에 온나라가 매달리고 열광했듯이 새로운 역량을 모아 들이부을 시점이 됐다.

 IT인프라가 고도화되면서 디지털콘텐츠가 유망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초고속망 등 유무선 네트워크가 고도화되고 디지털TV·모바일폰 등 미디어기기 기술이 발달하면서 온라인상으로 유통되는 디지털콘텐츠 관련 산업의 기회가 한껏 열리고 있다.

 앞으로 전자상거래·원격의료·재택근무·원격교육 등이 일반화되면서 디지털화된 정보와 자료, 즉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기업도 기본적인 B2B·B2C, 인터넷 정보검색 등에서 CRM·SCM 등의 지식기반 경영시스템 및 고품질의 인터넷을 이용한 마케팅, 홍보, 원격공동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콘텐츠를 생성, 활용할 것이 분명하다.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수요증가에 따라 세계 전체의 디지털콘텐츠는 2002∼2005년에 연평균 28%의 성장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의 확산, 최초의 IMT2000 서비스, 디지털방송 실시 등 IT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이에 버금가는 디지털콘텐츠는 크게 부족하며 시나리오, 핵심 소프트웨어, 제작툴 등은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컴퓨터 그래픽스, 홈엔터테인먼트 서버 등의 부문에서 원천적인 기술권력을 쥐지 못하고 따라가기에 급급한 수준이다. 자칫 우물쭈물하다가는 선제권을 놓치기에 딱 알맞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오히려 일부 정책의 중복과 혼선이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 혼잡을 조율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업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디지털콘텐츠에 관한 국가적이고 범정부적 차원의 전략과 이를 수행할 총괄정책기구의 결성이 필요하다고 벌써부터 지적해왔다.

 이로써 현재 각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 이미지 제고, IT허브,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 콘텐츠 코리아 등 유사한 전략을 정리·통합해야 한다. 이길을 통해서만이 흩어진 역량을 모으고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그야말로 ‘하드(hard)와 소프트(soft:콘텐츠)에 모두 강한 선진국’을 창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