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와 복잡계의 과학/이노우에 마시요시 지음/강석태 옮김/한승 펴냄
‘혼돈속에도 과학이 있다.’
카오스 이론은 현대 과학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의제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질서한 세계이지만 일정의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그동안 풀지 못했던 자연과학의 비밀이 하나씩 베일을 벗을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비단 수학이나 자연과학뿐 아니라 사회과학과 인문과학에서도 혼돈 이론은 적지 않은 학문적 진전을 이루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규칙성과 애매성을 겸비한 성질을 갖는 카오스는 물리학에서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에 이어 제3의 혁명을 가져올 주역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카오스 이론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됐다. 앞으로 연구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우리과학의 수준도 좌우되는 셈이다.
이 책은 현대 컴퓨터시대의 학문이 만들어낸 개념인 ‘카오스’와 ‘복잡계’를 통해 학문의 즐거움을 소개한다.
30년간 통계물리학을 연구해온 저자는 복잡계의 과학은 21세기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앎의 체계의 변환을 추진해가는 주역이 된다고 기대한다.
예컨대 일기예보, 물의 흐름, 생물의 발생과 진화, 인간사회의 경제와 정치변동 등 비교적 독립성이 높은 요소가 다수 모여서 서로 작용하는 현상들은 지금까지의 과학으로는 취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카오스와 복잡계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해나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모두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선 첫장에서 카오스와 복잡계를 이해할 때 도움이 되는 견해와 해석 방법 등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2장에서 4장까지는 카오스 운동, 컴퓨터를 이용한 카오스 연구 등 카오스에 대한 해설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그리고 5장과 6장에서는 복잡계 연구의 실례를 소개함으로써 이론의 이해력을 높인다.
특히 6장에서는 열역학적 엔트로피를 고찰하고 음악을 선율적 화음 엔트로피로 해석하는 등 카오스 이론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저자는 현대과학은 규칙적이고 단순한 계(시스템)에 대한 커다란 성공을 거뒀으며 이제부터 과학의 연구과제는 복잡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카오스의 발견은 역학계 이론이 모든 분야로 침투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이에 따라 모든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큰 변화를 불러온 것을 저자는 고무적으로 제시한다.
일반 역학이론에서 자연과학, 사회현상 등을 뒤섞어 소개하는 이 책은 불규칙한 모든 현상에도 숨겨진 규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전문용어가 많아 다소 어렵지만 평소 우연과 필연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