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성장엔진의 주역들](1)디지털콘텐츠:대전·충청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대전·충청권 디지털콘텐츠 분야 주요 인물 갑신년의 국가 과학·기술·IT 산업계의 화두는 신성장 동력이다. 이공계 고급두뇌 한 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 그대로 세계는 지금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 디지털콘텐츠, DTV, 정보가전, 홈네트워크, 차세대 이동통신, 로봇, 반도체, 연료전지, 차세대 자동차, 바이오 등 10대 미래성장동력 육성정책을 밝혔다. 이 동력들은 자원빈국인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국각지에서 성장엔진을 견인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산·학·연 인물들을 집중 발굴해 매주 조명하는 시리즈를 새로 마련한다.

 

 대전·충청지역에서 게임·컴퓨터그래픽(CG)·가상현실(VR) 등 디지털콘텐츠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인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그리고 늦깎이로 가세한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인력양성,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대전·충청권의 벤처단지는 한국과학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대덕연구단지의 30∼40대 인력군을 중심으로 벤처군이 형성돼 있을 만큼 전형적인 산·학·연 협력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는 이들로부터 기술이전 받거나 창업해 벤처기업을 꾸리고 있는 업체가 20여곳 정도 된다. 모두 연구기관 최 근접지라는 메리트로 인해 수혜를 입은 벤처기업들 중심으로 탄탄한 지역 산업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 기업들의 또 다른 특징은 여타 지역의 동종업체와는 달리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이나 중국, 일본 등을 주 타깃으로 활발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KAIST나 ETRI가 디지털콘텐츠 분야 연구개발에 손을 댄 것은 80년대 중반이다.이때부터 CG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90년대 접어들면서 VR 기술, 이어서 90년대 중반부터 게임관련 기술 개발에 전력해 왔다.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 지역 산업계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이 게임이나 CG, VR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이공계 대학의 대표격인 KAIST에는 대전·충청권 관련업계의 ‘대부’로 통하는 신성용(57), 원광연 교수(52)가 양대 축으로 포진해 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신 교수는 지난 10년간 거의 불모지에 가까운 대전지역의 컴퓨터 그래픽 분야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선구자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는 KBS 어린이 프로그램인 ‘TV 유치원 하나 둘 셋’의 가상 캐릭터 ‘팡팡’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지난 2000년 총선 때는 가상 리포터인 ‘알리앙’을 실시간으로 재연, 관심을 끌었던 주역이기도 하다.

 지난 70년 한양대를 나와 미국 미시간대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은 신 교수는 현재 컴퓨터 애니메이션 분야의 국제인용지수(SCI)학술지와 저널의 에디터를 맡는 등 국제적인 활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KAIST의 원광연 교수는 국가 차세대 전략산업의 하나로 채택되어 있는 CT(Culture Technology)를 세계 처음으로 창시한 인물이다. 국내 VR 분야 개척자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원 교수는 이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에 예술을 접목, 서울예술대학과 공동으로 남산 드라마센터에 ATEC(Art & Technology Expression Center)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 92년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HCI연구회를 창립했다.

 원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와 메릴랜드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대 연구원과 펜실베이니아 교수를 역임했다.

 ICU에서는 컴퓨터 게임과 멀티미디어 제작, 디지털 방송 등을 주도하고 있는 이만재 교수(56)와 비디오 영상 처리 분야의 노영만 교수(42)를 꼽을 수 있다. 이 교수는 미국 MIT 미디어랩을 모델로 디지털미디어연구소를 설립, 국내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디지털 익스프레션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에서 공학석사,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ETRI 전신인 한국전자통신연구소를 거쳐 삼보컴퓨터 상무, 솔빛미디어 대표, 숙명여대 및 아주대 교수를 역임했다.

 연세대 출신으로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노용만 교수는 비디오 영상처리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논문(10여 편)보다도 해외 발표 논문이 4배 이상 많을 정도로 국제적인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 ETRI 출신의 호서대 김경식 교수(45)는 충남지역 게임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국내 대학 최초로 컴퓨터 게임학과를 개설한 주인공. 서울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컴퓨터 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호서대 학생창업보육센터장과 한국게임학회 논문지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충남대에서 그래픽·영상처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혜천대학의 김진용 교수(38)와 일본 규슈예술 공과대학원을 나온 공주대 게임 디자인학과의 경병표 교수(40), 충남대 공학박사 출신의 공주대 전병호 교수(44) 등도 디지털콘텐츠 관련 학과에서 후진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계에서는 ETRI 디지털콘텐츠연구단의 전신인 가상현실연구부가 게임이나 CG, VR분야에서 지역 산업계를 일으키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대덕밸리에는 ETRI 가상현실연구부 출신 창업자만 줄잡아 10여명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 산업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ETRI 연구진으로는 최근 정통부의 신성장 동력 사업에 맞춰 조직을 대폭 확대한 디지털콘텐츠 연구단 김현빈 단장(45)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국내 처음으로 PC용 입체음향 생성기술을 개발했다. 입체음향을 그래픽에 접목시킨 실감음향 기반의 게임 기술 개발을 세계 최초로 시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 단장은 재활훈련용 의료시스템과 온라인 게임엔진인 ‘드림3D’ 개발로 국내 게임업계의 기술 업그레이드에도 크게 기여했다. 최근엔 CG연구로 주가를 한껏 올리고 있다.

 중앙대 출신인 김 단장은 일본 오카야마대에서 전산통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본 나고야 공과대 연구원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KAIST출신의 박태준 박사(35)는 ETRI에서 PC콘솔용 온라인 게임엔진과 모바일용 3D 게임엔진의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패턴인식 분야의 영상처리기술을 연구하며 IT기반의 사이버 교육용 콘텐츠 프로젝트를 기획중인 충남대 출신 문경애 박사(42)와 광주 과학기술원 출신의 이승욱 연구원(29)은 모두 국내 e러닝 분야 전문가들이다.

 VR 분야에서는 경북대 출신의 최진성 연구원(38)이 뇌파를 이용한 가상 키보드와 지체장애인을 위한 근전도 이용 휠체어 및 키보드 제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고 미국 텍사스 A&M대학에서 로보틱스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손욱호 박사(40)는 촉각 인터페이스, 경북대와 KAIST를 나온 김종성 박사(38)는 분산 VR시스템 연구의 핵심 인물이다. 또 영화 구미호의 CG와 미륵사지석탑 복원사업의 시뮬레이션 작업을 수행했던 김기호 박사(47)도 VR분야에서는 소홀히 할 수 없다.

 보호·유통 분야에서는 경북대 출신의 서영호 박사(49)와 부산대와 뉴욕시립대를 나온 윤기송 박사(47)가 워터마킹의 핑거프린팅 기법 등 콘텐츠 복제방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연세대 출신의 이머시스 김풍민 대표(46)가 ETRI 가상현실연구부의 음향관련 핵심기술을 이전받아 3D입체음향을 SW적으로 구현하는 제품 ‘메이븐’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또 팀장 출신인 싸이런의 박찬종 대표(44)도 가상현실 게임엔진을 기반으로 헬스클럽의 러닝머신용 마라톤 시뮬레이터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넷코덱의 이의택 대표(49)나 543미디어테크의 이명진 대표, 디디알소프트의 민병의 대표, 동영상편집기 ‘큐사인스튜디오’를 개발한 후 현재 해외 영업망 확보에 나서고 있는 모인테크 김정훈 대표 등도 모두 ETRI 출신 벤처 창업자들이다.

 또 충남대 출신의 디지털콘텐츠코리아 정관영 기술개발 담당 실장(38)과 오픈이엔씨의 김철호 대표(34)도 e러닝 분야 가상대학 콘텐츠 제작과 경마 게임기 분야에서 각각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방송가상광고 분야에서 선두를 형성하고 있는 KAIST 박사출신의 에이알비전 이영민 대표(43), 바둑 및 고스톱, 포커 등의 게임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와이드소프트의 정종민 대표와 일본 세가와 손잡고 아케이드 게임분야 해외시장 진출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시뮬라인 김의석 대표도 ETRI 출신 벤처 창업자로 국내외 SW분야 시장 진출을 선도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