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충전기 시장에 비정품이 넘쳐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의 일선 대리점과 용산 등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협회(TTA) 인증을 받지 않은 휴대폰 충전기 비정품이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어 시장질서를 혼탁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TTA측은 지난해 1400만대 규모의 휴대폰 충전기중 600만대 가량이 인증을 받지 않은 비정품인 것으로 추산했다. 관련업계는 이보다 많은 전체 유통 충전기의 50∼60% 가량이 비정품인 것으로 집계했다. 실제로 모 휴대폰 충전기 전문업체는 지난달 공급된 국내 휴대폰 충전기 150만대중 80만대 가량을 인증을 받지 않은 비정품으로 분류했다.
한 휴대폰 충전기 전문업체 관계자는 “지난 1월 정품 충전기 판매량은 휴대폰 판매량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시중에서 판매하는 충전기의 60% 가량을 비정품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비정품 휴대폰 충전기가 이처럼 대량으로 유통되는 이유는 정품과 비정품간의 가격차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품의 경우 공급가가 1만2000원 정도인 반면, 비정품은 2000∼4000원선으로, 가격차가 무려 3∼4배에 이른다.
모 대리점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휴대폰과 충전기가 분리 판매되고 있지만, 아직도 공짜로 충전기를 달라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상당수 대리점들이 휴대폰 판매 촉진을 위해 가격이 싼 비정품 충전기를 무료로 주거나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비정품 충전기의 대량 유통으로 폭발 사고 등 안전 사고의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인증 제품은 휴대폰 배터리 충전시 과다 충전으로 화재 발생의 위험이 크다”며 “비인증 제품을 사용하다 충전기가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사건이 종종 있다”고 말해 충격을 더했다.
정품 충전기는 휴대폰 배터리 충전시 전기 충전을 제어하는 만충제어회로를 탑재한 반면, 대부분의 비정품은 원가절감을 이유로 제어회로를 넣지 않아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높다.
휴대폰 제조업체측은 “비정품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뿐만 아니라 휴대폰까지도 손상시킬 수 있다”며 “비정품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소비자 과실로 돌아간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비정품 사용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사업자와 휴대폰 제조업체 등과 합의, TTA가 인증한 24핀 표준 충전구조를 갖춘 휴대폰(충전거치대 포함)과 표준형 충전기를 지난 2002년 8월부터 시판되는 휴대폰 모델부터 개별 분리해 포장·판매토록 했다. 소비자가 휴대폰을 사거나 바꿀 때마다 충전기를 함께 구입해야 하는 비용 부담과 번거로움을 덜기 위한 조치였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