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한국IBM 마케팅본부 주철휘 상무

 한국IBM의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 IBM하면 하드웨어 업체로서 인식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체로 이름을 높여가고 있다. 본사는 이미 지난 2002년 뉴욕 증권거래소의 업종 분류상 시스템 재판매에서 소프트웨어·서비스업으로 변경됐고, 한국IBM도 빠른 속도로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의 매출 비중이 늘고 있어 머지않아 하드웨어 부문을 앞지를 전망이다.

 이러한 변혁의 흐름 속에서 기업 이미지 포지셔닝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마케팅본부를 맡고 있는 주철휘 상무(46세)다. 주 상무는 지난 1990년 한국IBM에 DB전문 위원으로 입사한 이후 SW사업본부장을 거쳐 마케팅본부장에 이르는 동안 IBM과 고락을 같이한 인물. 입사 당시 한국IBM으로서는 입문단계였던 유닉스 사업을 주도했으며, 대형 병렬DB를 개발하기도 했다.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 덕택에 마케팅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IBM이 지나치게 기술적 완벽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이 나올 정도로 90년대 초반부터 위기에 직면했지만 ‘혁신’으로 위기를 타파했다고 생각합니다. IT혁신으로 비즈니스 혁신을 이루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죠. 이는 우리가 무엇을 팔 것인가가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는 이 혁신이야말로 IBM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예전엔 ‘개선’이 화두였지만 오늘날에는 ‘창의’가 성공의 열쇠라는 것이다.

 “조금씩 고쳐쓰는 방법도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하고 여기에 핵심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문제는 첨단기술을 어떻게 혁신적으로 적용할 것인가 입니다. 마케팅의 사명은 바로 핵심역량이 실현될 수 있도록 보다 쉬운 방법들은 개발하는 한편 직원들에게도 IT혁신으로 비즈니스 혁신을 이룬다는 신념을 갖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는 IBM이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으로 ‘토털 솔루션’을 꼽았다. 지난 93년 거스너 회장 취임 당시 본사 내부 일각에서 경쟁력이 없는 사업부문을 매각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국 거스너 회장은 IBM이 가진 역량을 통합해서 고객에게 제안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IBM은 컴퓨터 하드웨어 전문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고 서비스·컨설팅 등을 갖춘 토털 솔루션 업체로서의 변신을 시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부터 주창하고 있는 ‘온 디맨드’ 전략 역시 알고 보면 ‘고객들이 필요한 만큼만 그때 그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토털서비스 환경을 구축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요즘에는 CEO를 비롯한 COO·CIO·CMO·CTO 등 이른바 C 레벨들은 회사로부터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법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불확실성 시대에서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어떤 일이 벌어져도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영하기자@전자신문, y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