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문 문화콘텐츠진흥원장
“우리 문화콘텐츠 수출이 더욱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57)에게 을유년 새해의 개인적인 소망을 물어보니 대뜸 돌아온 대답이다.
유일한 관심사가 문화콘텐츠였던 모양이다. 문화콘텐츠에 대한 서 원장의 사랑은 각별하다. 스톡옵션까지 포기하면서 삼성전자를 나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을 맡은 지 벌써 3년. 걸음마 단계였던 문화콘텐츠 산업의 도약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문화콘텐츠의 중요성을 알리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그런 그에게 2004년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 한 해였다. 지난해 10월 치열한 경쟁을 뚫고 2대 원장에 재선임됐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을 문화콘텐츠산업 정책 전반을 끌고 가는 중추기관으로 키우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발표됐다. “정부에서 믿고 일을 맡길 모양입니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서 원장은 2기 진흥원 혁신방안을 완성하자마자 내친김에 지난 연말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해를 넘기면 그만큼 업무추진이 늦어진다는 생각에 서둘러 조직개편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수출·기술·인력이라는 핵심과제 완수를 위해 전체 조직이 유기적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직원 중 절반은 보직을 바꿔 분위기도 쇄신했습니다”
서 원장은 투명함과 원칙을 중시한다. 이번에 공석중이던 본부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도 이 같은 성격은 여실히 드러났다. 새롭게 본부장에 선임된 인물은 이상길 전 애니메이션팀장. 단순한 내부승진으로 보였지만 사실은 진흥원 팀장급을 대상으로 전 직원이 다면 평가를 실시해 1위에 오른 이 팀장을 본부장 공모에 지원시킨 것이다.
어찌보면 꽉 막힌 느낌까지 주는 서 원장의 이 같은 ‘원칙론’은 진흥원이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지원사업을 펼치면서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진흥원 출범 초기에는 사업을 따게 해달라는 청탁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제는 청탁해봤자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부탁을 안 하더군요” 뭔가 승리했다는 표정이다.
“1기 진흥원에서 아쉬웠던 점은 콘텐츠 분야에서 성공한 중견기업이 많이 배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앞으로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스타 기업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투명성’이 필수죠.”
인터뷰 말미에 새해 소망을 다시 한 번 물어봤다. 마침내 “올 해 서른 살이 되는 큰 아들이 장가를 갔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걸음마를 떼고 뛸 채비를 갖추고 있는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부탁드린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서 원장. 그가 있어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의 미래는 밝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