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업계 "고부가 제품으로 승부"

디지털셋톱박스 업계가 올해는 ‘수익성’ 위주의 고부가 사업에 매진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셋톱박스 업계는 HD셋톱박스를 비롯해 PVR, DAB, DMB, MHP 등 고부가 제품 개발에 전력, 매출대비 이익률을 10%선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는 중국산 저가제품 때문에 단일 셋톱박스로는 가격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반면, 고부가 제품은 상대적으로 기술력을 보유한 공급업체가 적어 적정마진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캐스트 신욱순 사장은 “50억달러(5조원) 셋톱박스 시장을 놓고 수많은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하이엔드 제품은 수요도 많고 이익도 높아 시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셋톱박스 기술을 근간으로 고부가 제품을 개발한다면 시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셋톱박스·PVR=현재 셋톱박스 가격은 대당 40달러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2000년대 초반 200달러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대폭적인 하락이다. 마진도 5%를 넘지 않는다. 이에 비해 HD셋톱박스와 PVR은 이익이 20%를 넘는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HD셋톱박스는 20%, PVR은 20∼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유로에 판매되는 HD셋톱박스가 원가는 100유로 미만인 경우도 있다”며 고수익 품목임을 강조했다.

 시장성도 높다. 지금까지 HD셋톱박스는 호주 중심으로 수요가 제한적었으나 영국, 독일, 네덜란드가 내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HD방송에 나설 계획이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PVR 역시 방송사업자 요구가 늘고 있어 전망이 밝은 편이다.

 ◇DAB·DMB=디지털오디오방송(DA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도 셋톱박스 업계의 새로운 고수익 사업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DAB나 DMB 모두 셋톱박스와 유사한 디지털방송 수신기술이 근간을 이루고 있어 업체들이 진화하기 쉬운 데다, 해외 수출로도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독일이 최근 아날로그 라디오 방송을 폐지하고 디지털 라디오만 수신할 수 있도록 해 DAB 단말기 시장의 포문을 열었는가 하면, DMB 단말기 시장도 한국을 중심으로 개화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홈캐스트나 현대디지탈텍, 기륭전자 등도 이달말, 다음달 초를 기해 일제히 제품을 내놓고 본격 영업에 나선다.

 ◇아웃소싱 사업은 불투명=작년부터 톰슨, 사이언틱 아틀란타, 모토로라, 필립스 등 세계적인 셋톱박스 업체들이 국내 업체들에 아웃소싱을 의뢰하고 있다. 세계 선진기업으로부터 의뢰지만, 국내 업체들의 공통된 입장은 ‘기피하는’ 분위기다. 로엔드 셋톱박스 개발이 대부분이어서 선진 기술 습득도 불가능한 데다, 마진도 낮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내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예년같았으면 회사 매출도 늘리고, 세계적인 회사들과 파트너라는 의미 때문에 제휴를 맺었겠지만 지금은 수익 위주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기 때문에 검토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