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과기부로?

 과학기술분야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해 온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원장 최영락)이 향후 진로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시작은 이달 중순 정부가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사회연구회’와 ‘인문사회연구회’를 ‘경제·인문사회연구회’로 통합하는 내용의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서부터. 이에따라 STEPI도 기관의 성격 차별화 등 위상의 재정립 필요성과 이에따른 변화를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STEPI는 이번 기회에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국무조정실에서 과학기술부 산하로 소속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그 영향은 STEPI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부가 총괄하는 출연연 전반의 재분류 및 역할 재조정과 맞물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배가 주목된다.

 ◇국무조정실에서 과기부로?=과기부는 과기혁신본부 출범 당시부터 3개 과기 관련 연구회의 기획 기능을 강화하면서 출연연을 성과 중심으로 혁신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지난 26일 대전에서 열린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기관 발전방향과 평가제도 혁신을 위한 워크숍’에서도 과기부는 연구회 이사장 및 출연연 기관장들과 함께 연구회 중심의 출연연 성과 창출 활성화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이와 관련, 오명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최근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조만간 3개 과기 연구회에 소속된 출연연들을 재분류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 부총리의 발언은 출연연을 인위적으로 통합 내지 없애는 구조조정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되 출연연의 자율 의사를 존중해 각각의 정체성을 살리고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회로 ‘헤쳐모여’ 하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기부 내부에서 STEPI를 산하에 편입하는 방안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과기부 한 관계자는 “STEPI를 과기부로 옮길 경우 과기부 직할로 운영 중인 KISTEP과의 역할 배분을 감안하면서 과기부 산하 3개 연구회 중 한 곳으로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EPI, 어느 연구회로=STEPI가 일단 기초기술연구회, 공공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의 과기 관련 3개 연구회 체제 안으로 편입될 경우 기관의 성격상 산업기술연구회보다는 공공기술연구회나 기초기술연구회 중 한 곳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들 연구회도 STEPI가 자신들의 소관 기관으로 이적해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박상대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정책연구는 과학기술의 기반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초기술연구회와 성격이 맞으며 이관될 경우 시너지 효과도 가장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현재 STEPI가 속해 있는 경제사회연구회의 문석남 이사장은 “과기 관련 3개 연구회는 하드웨어적인 것을 다루며 이쪽(경제사회연구회)은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소속을 옮기는 데) 일장일단이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STEPI의 소속 이관은 정부 방침에 달려 있으므로 경제사회연구회 이사장으로서 직접 코멘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