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자체 설계한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Hi-flux Advanced Neutron Application ReactOr)’가 1995년 2월 2일 가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하나로는 한국원자력연구소가 자력으로 건조한 30㎿급 고성능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이며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용 원자로와는 용도가 다르다.
한국원자력연구소가 1962년과 1971년 미국 제너럴어토믹사로부터 도입한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 Ⅱ’, ‘트리가 마크 Ⅲ’가 낙후돼 가동이 정지된 이후 95년부터 하나로는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로 △연간 34억원 상당 핵연료 수입대체 △중성자 이용 첨단연구 지원 △암치료연구시설 임상 및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등 첨단 산업, 의학, 순수·기초 과학 등에서 성과를 내 왔다.
◇연구로용 핵연료 국산화=한국원자력연구소는 1987년부터 국가특정연구과제로 연구용 원자로(연구로)용 핵연료 국산화 연구를 추진한 끝에 지난해 4월 국산 핵연료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연간 280만달러(약 34억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연간 약 15억원의 핵연료 구입 예산 절감 효과를 얻게 됐다. 김창규 한국원자력연구소 박사팀이 개발한 국산 핵연료는 우라늄과 규소의 금속간 화합물 분말입자를 알루미늄 물질에 원심분무하는 방식이다. 원자력연구소 내 국산 핵연료 생산시설인 ‘새빛 연료 과학동’에서는 이방식을 이용, 연간 400kg 의 핵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중성자 이용연구=원자로에서 방출되는 중성자는 나노와 바이오 등 첨단 기술 연구를 비롯해 실리콘 반도체 생산, 각종 산업에 쓰이는 재료와 시료에 대한 비파괴 검사 등에 활용되고 있다. 중성자는 나노입자나 나노결정재료, 나노 자성체, 단백질 집합체 등 생체물질 구조 연구나 약물전달 물질 분석 등에 이용돼 21세기 정보통신과 생명과학, 의료 환경 등 각종 미래 성장산업에 도입되고 있다. 중성자의 감쇄계수가 원자마다 다른 점을 이용해 연료전지나 자동차 엔진 내부의 오일 흐름을 파악하고 항공기부품의 결함, 폭발물 등을 검사하는 중성자 비파괴 검사에도 이용되고 있다.
◇암치료연구시설 및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원자력연구소에서는 붕소중성자 포획치료법을 이용한 암치료연구시설을 설치, 동물 실험을 진행 중이며 머지않아 임상에 적용할 예정이다. 붕소중성자 포획치료법은 암 환자에게 붕소가 포함된 화합물을 주입해 암세포가 있는 곳에 모이게 한 후 원자로의 중성자 빔을 쪼여서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이밖에 연구소는 하나로 및 부대시설인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을 이용해 192Ir, 60Co, 131I, 125I, 99mTc, 32P, 33P, 51Cr 등의 방사성동위원소를 비롯한 131I, 166Ho 표지화합물과 10여종의 99mTc 킷트를 개발 중에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사진: 대전 대덕 한국원자력연구소 내 하나로 첨단핵연료연구동 전경과 핵연료 가공시설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