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시장 `명암`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양극화 현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보인 반면 유럽과 대만 업체들은 적자로 돌아서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인텔을 제외한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은 컴퓨터 칩의 공급과잉에 따라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매출이 급감한 데다 수요마저 감소한게 큰 원인이다.

반면 인텔은 주력 제품을 모바일에 집중, 신규 수요에 적절히 대응해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실적을 살펴보면 유럽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피니온이 1억1400만유로(1억48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16억1000만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인피니온의 적자전환은 사업부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증가와 메모리칩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매출 둔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9월 새로 선임된 볼프강 지바르트 최고 경영자(CEO)는 “3분기(4∼6월)에도 수요 부문에서 눈에 띄는 개선은 없다”고 말했다.

유럽 2위의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68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ST마이크로는 R&D 인력 1000여명을 비핵심 사업부에서 핵심사업부로 재배치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절감 및 실적회복을 꾀할 계획이다.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들도 지난 1분기 성적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1분기 순이익 168억대만달러(5억35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11% 감소했다. 이 회사는 시장상황이 어렵게 되자 회로 설계 서비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UMC는 순익은 전기 대비 14% 늘었지만 매출은 6억300만달러를 기록, 28.1%나 떨어졌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2억4800만달러 매출을 나타내 2억9100만달러를 기록한 전 분기에 비해 14.7% 감소했다.

반면 인텔은 지난 1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호조를 보였다. 인텔은 센트리노 모바일 프로세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늘었으며 주당 순이익은 34센틀 8센트 증가했다. 매출도 94억달러를 기록해 17% 늘어났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CEO는 “모바일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과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