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큰마음 먹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을 장만한 회사원 김수철씨(31·서울 신대방동)는 요즘 출근길이 신난다. 북적이는 지하철이지만 자신만의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갖고 다녔던 MP3플레이어는 동생에게 줬다. 행여 자리라도 났을 땐 더욱 재미있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영화를 감상하거나 골프게임 ‘모두의 골프’로 골프재미도 맛보면서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를 짬짬이 키울 수 있다.
소니 휴대형 게임기 ‘PSP’가 여름형 히트상품으로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5월 2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뒤 불과 두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이 15만대를 향해 치닿고 있는 것이다.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플레이스테이션2’가 2002년 출시돼 2년 6개월 만에 100만대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 빨라진 판매성적이다.
PSP가 여름형 계절 상품처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여름이 야외활동의 계절이란 점과 PSP의 이동성, 다양한 즐거움 구현성이 꼭 맞아떨어졌기 때문. 실제로 휴가와 주5일제 확대 시행에 따라 야외활동이 늘어난 최근 들어 PSP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PSP를 공급하고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도 이 같은 추세를 감안, 밀착형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모든 것에 자유롭고, 신선한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를 대변하는 모델 윤상현과 고은아를 동원해 대대적인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게임 이외에 DVD나 볼 수 있었던 기존 게임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집 밖에서도 게임은 물론이고 음악·영화 감상, 무선인터넷(넷스팟 존) 등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장점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SCEK가 내세운 컨셉트는 바로 ‘무엇을 원하든 PSP’라는 것’
바닷가로 차를 달리는 두 연인의 손에 달랑 들린 것이라곤 PSP 하나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바닷가에 이르는 동안 같이 음악을 듣고, 밤 바닷가 백사장에서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꿈같은 영화를 볼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세계 최초로 연 PSP 게임대회인 ‘모여라 PSP’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고 판단, 이를 내달 초순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 등 지방 대도시까지 순회하며 잇달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회를 통하면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여러 사람이 PSP 연동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기능 설명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SCEK는 이전 PS2의 온라인대응 게임으로 네트워크 게임대회를 정례화해 왔듯, PSP가 대중화되는 시점에 대규모 전국대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또 소니코리아, 롯데백화점 등과 공동으로 매주말 용인 캐리비안베이에서 야외 PSP 체험행사를 개최하고 국내 최대 온라인여행사인 넥스투어와도 손잡고 넥스투어의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PSP를 선물하는 공동 프로모션을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SCEK 측은 여름시즌에 집중적인 마케팅과 시장 확대를 통해 9월 안에 PSP 누적 판매대수를 3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국산게임의 해외공략 출구 ‘X박스360’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차기 모델 ‘X박스360’을 통한 국산게임의 해외 공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개발력과 기획력을 인정받은 중견 개발사들이 잇따라 MS와 손잡고 ‘X박스360’용 게임타이틀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권에 국한된 PC 온라인게임시장을 벗어나 세계 60% 이상의 시장을 점하고 있는 비디오게임시장에 직접 뛰어든 셈이다. 현재 가장 앞장서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X박스360버전 개발을 준비중인 곳은 웹젠.
웹젠은 세계시장을 겨냥해 만들고 있는 온라인게임 ‘헉슬리’와 ‘APB’를 X박스360버전으로도 만들어 차세대 비디오게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5월 미국 LA에서 열렸던 E3 전시회를 통해 공개된 이 게임들은 PC온라인버전만으로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헉슬리’는 1인칭 슈팅게임이면서 수만명의 이용자가 동시에 접속해 즐길 수 있어 온라인1인칭 슈팅(MMOFPS) 게임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세계인을 열광케 했다.
이에 따라 웹젠은 E3에서 X박스360이 발표되자마자 ‘헉슬리’의 X박스360버전 개발 계획을 공개하며 발빠른 대응을 보였다. 온라인게임만으로 제한된 시장에서 만족하기보다 X박스360을 발판으로 활용해 차세대 비디오게임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웹젠은 이와 함께 세계 3대 개발자 중 하나인 데이비드 존스가 개발중인 ‘APB’의 X박스360버전 세계 판권을 최근 전격 확보했다.
사실상 데이비드 존스와 웹젠이 개발작업을 공동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APB’ X박스360버전의 개발작업에는 한국의 개발력과 인력이 공동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판타그램도 세계적으로 40만장이 팔려나간 X박스용 타이틀 ‘킹덤언더파이어:더 크루세이더즈’의 경험을 살려 MS와 전략적 행보를 같이하고 있다.
오는 9월 세계 동시발매를 추진중인 차기작 ‘킹덤언더파이어:히어로즈’는 국산 X박스 타이틀로는 처음으로 밀리언셀러시대를 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판타그램은 ‘히어로즈’가 국산 X박스 타이틀로는 최고의 품질과 흥행성을 가진 작품이 될 것을 자신하면서, 킹덤언더파이어 시리즈를 X박스360버전으로까지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킹덤언더파이어’ 시리즈가 X박스360까지 이어지면, 이는 국산 타이틀 중 유일하게 플랫폼 진화 과정에서 두 단계를 섭렵한 게임으로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이에 앞서 판타그램도 지난 E3에서 X박스 공동관 최고의 개발사로 선정되면서 MS로부터 일본의 전설적 개발자 미쓰구치 데찌야와 함께 X박스360용으로 ‘나인티나인나이츠(N3)’를 공동 개발해보라는 주선을 받고 한달음에 수용하기도 했다.
현재 판타그램은 ‘N3’의 개발작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판타그램은 ‘N3’에 대해 MS와 직접 공급자(퍼스트파티) 계약을 해 이전과는 훨씬 좋은 조건에서 개발을 진행중이다.
이처럼 웹젠과 판타그램의 사례는 국산 게임개발 환경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PC온라인게임 일변도의 성향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X박스360이 가진 강력한 온라인기능과 그래픽 구현력이 비디오게임 타이틀에만 주력해온 해외 거물 개발사들과는 또다른 경쟁력있는 환경을 제공해 준다고 분석하고 있다. PC에서 콘솔로만 바뀌었을 뿐 온라인이 가진 장점과 표현력을 한국 개발자들이 가장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플랫폼용 게임 개발 대열의 선두에 서서 한국 업체도 당당히 함께 달리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